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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인 Mar 10. 2020

2화 면접 시험

저승에서 승진하기



내 말에 여인이 웃음을 터뜨렸다.  맑은 소리가 구름처럼 하늘로 떠올라 흩어졌다.

“서로를 죽일 수 있는 건 살아있는 인간들 뿐이야.”

여인은 어느새 가득 찬 맥주 잔을 손에 들고 있었다.  

 “마셔라.  네가 그렇게 마시고 싶어하던 맥주다.  영패는 필요 없어.  내가 너보다 훨씬 많이 가지고 있을 테니까.”

여인은 들고 있던 맥주 잔을 나에게 건네 주었다.  잔 가득 찰랑이는 차가운 맥주라니.  나도 모르게 덥석 잔을 받아 들자 마자 고맙다는 말도 잊은 채 벌컥 들이켰다.  찬 맥주가 짜릿하게 목으로 넘어간다.  나도 모르게 “하!” 하는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어디 소속이지?  요즘은 경기가 좋아서 어디서 일하든 맥주 한잔정도는 마실 수 있을 텐데.”

여인의 질문에 마셨던 맥주가 다시 튀어나올 뻔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킥킥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귀신에게 어디서 일 하냐고 묻다니. 이건 내가 태어나 들어본 것 중에서 제일 기막힌 농담이다.  살아있을 때야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일을 했다지만 지금은 살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지 않나?  어차피 죽어버렸는데.”


(전문을 듣고 싶은 분들은 유투브 채널에 놀러 오세요)


https://youtu.be/MkOHPzb0xfU

http://podbbang.com/ch/177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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