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풍경 소리

새해 전야

한 걸음 씩 한 걸음씩 갈게요.

by 영인

요즘 SNS 에 부쩍 소홀해졌다.
특히 블로그에 소소한 일상을 적던 것을 내내 미루기만 했다.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인데 고질적인 어깨 통증 때문이다. 어릴 때 부터 약하던 어깨와 팔이 지난 2년여 나를 괴롭히고 있다. 하루 컴퓨터 앞에 앉아 글 쓰고 나면 며칠은 앓아 누우니 말은 다 했다.

결국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 내가 소설을 글 대신 음성파일로 만들면 워드작업 해주실 분을 찾는것. 그렇지만 요즘 세상이 무서우니 아무나 덥석 믿을 수 없다.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데 친구가 좋은 제안을 했다.
'당근' 이나 '알바 찾는 어플' 에 신청해 보면 어때?'
반신반의 하면서 올렸는데 놀랍게도 여러분이 연락을 주셨다. 다행히 두 분을 섭외 할 수 있었다. 낙관적으로 본다면 앞으로는 글 쓰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글 쓰고 밥 먹고 자고 뒤척이고 다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어느새 설이다. 조선시대 선조 때 학자 이수광은 `여지승람(輿地勝覽)'에 설날을 '달도일(怛忉日)'이라 했다. '달'은 슬프고 애달파 한다는 뜻이요, '도'는 칼로 마음을 자르듯이 마음이 아프고 근심에 차 있다는 뜻이다. 학자의 깊은 마음은 짐작하기 어렵지만 지난 한해를 돌아보니 후회스럽고, 원하지 않는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이 슬프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려니 불안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로 잔뜩 위축된 우리네 삶이 그렇듯 희망이란 녀석은 꼬리 끄트머리만 살랑이며 우리를 피해 숨기 바쁘다.

아팠던 지난 해를 뒤로 하고 낯선 새해로 통하는 문을 열어 젖혀야 하는 때. 두려움과 슬픔 보다는 막연한 희망과 기대가 내 발길을 안내하는 것은 내가 아직도 어리석어 인생을 다 알지 못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기 한 귀퉁이에 설날을 표시하고 설날을 앞두고 대청소를 하겠지. 그리고 새 해에 가야 할 그 먼 곳을 바라보겠지. 서툰 발걸음이라도 옮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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