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글쓰기·발표·노출에 대한 두려움

by 영인


― 읽힌다는 것, 드러난다는 것의 공포


글을 공개한다는 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곳에 나를 두는 일이다.

나는 그 사실을 너무 잘 알아서, 자주 쓰는 손을 멈춘다. 글을 못 써서가 아니라, 쓰고 난 뒤를 견딜 자신이 없어서다. 문장이 세상으로 나가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보호받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보호받지 못한 채 서 있는 나를 상상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나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읽히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누군가의 눈이 닿는 순간, 이 문장은 나를 설명하는 증거가 될 것 같고, 나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드러날 것만 같다. 나는 늘 한 발 먼저 움츠린다. 상처받기 전에 스스로를 감추는 쪽을 택한다. 그게 오래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믿어왔다.

발표와 노출 앞에서 나는 자주 나 자신을 검열한다. 이 문장은 너무 솔직하지 않은가, 이 고백은 오해받지 않을까, 이 침묵은 비겁하지 않은가. 그렇게 스스로를 걸러내다 보면, 끝내 아무것도 남지 않는 날이 온다. 그날 나는 또다시 나에게 묻는다. 정말 쓰고 싶기는 한 걸까.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는 늘 쓰고 싶었다. 다만 읽힘의 대가를 혼자 감당해야 할 것 같아 두려웠을 뿐이다. 예전에 한 번, 혹은 여러 번, 나는 내 글로 인해 작아졌고, 그 기억은 나를 조용히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글을 경계하게 되었다.

묵상 속에서 나는 인정한다. 이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두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내가 계속 숨는다면, 나는 점점 내가 아닌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오늘은 이렇게 말해본다. 나는 이해받기 위해 쓰지 않겠다. 다만 정직하기 위해 쓰겠다.

글의 이후를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해석과 판단, 호불호와 침묵까지도 내 손에서 놓아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이 문장을 쓰고, 세상 앞에 두는 것. 그 너머는 더 이상 나의 책임이 아니다.


여전히 떨리지만, 나는 다시 쓴다. 두려움을 안고서라도. 이것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순종이기 때문이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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