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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기떨기 Aug 18. 2022

23. 일기떨기

10대 때부터 존재 자체에 대한 우울함이 있었다.


재미라는 게 뭘까? 사람들은 어디에서 재미를 느낄까?


근 3년 동안은 이런 질문을 계속 달고 살았다. 아마도 내가 가장 원했던 삶의 형태를 갖추게 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한때는 이런 생각 자체가 배부른 생각이라고 단정 지으며 고민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글쎄, 좀 다른 것 같다. <노랜드> 출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10대 때부터 존재 자체에 대한 우울함이 있었다”

“왜 태어났는지 궁금했고, 열심히 사는 게 허무하게 느껴졌다. 역사에 길이 남을 유명한 사람이 돼도 인류 문명이 사라지면 그뿐 아닌가 싶었다.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뭘 위해 살아야 할지 혼자만의 고민이 있었다.”     

인터뷰한 내용을 그대로 발췌한 것인데, 나는 여전히 이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어쩌면 나는 평생 이 의문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이야기를 쓰는 것은 내가 유일하게 통제 가능한 세상이며, 탄생의 이유를 명확히 알고 있는 세상이고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도망칠 수 있는 탈출구였다. 나는 내가 만든 세상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던 것이지, 해답을 찾은 것은 아니니까. 요즘에도 이야기를 쓸 때만 재미있다. 

여러 이야기를 동시에 쓰는 것에도 전혀 무리 없이, 그때그때 바로 그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 즐겁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이 들고, 그 안에 들어가면 숨이 쉬어진다. 일이 끝나 밖으로 나오면 그때부터 막막해진다. 요즘 날씨처럼. 수중을 걷는 것처럼. 

그래서 요즘은 가끔 세상에 나오고 대체로 이야기 속에 있다. 나쁘지 않다.

그나마 즐거움을 느낄 때는 정말 마음에 드는 이야기, 나를 즐겁게 하는 이야기를 만날 때인데 대부분이 영화다. 최근에는 <헤어질 결심>과 <외계+인>이 각자 다른 의미로 나를 정말 흥미롭게 만들었다. 집에서도 편히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지만, 여전히 영화관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좋다. 영화관은 내가 문을 열고 세계에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영화 이야기를 잔뜩 하고 싶다.          



대화 주제 


■ <헤어질 결심>과 <외계+>을 보셨나요스포가 잔뜩될 수 있으나좋았던 거 아쉬웠던 거, 덕후의 마음으로 다 이야기해봐요!  

■ 진짜 내 인생 영화다하는 것들 이야기하고 싶은데 일단 <왕의 남자>와 <불한당>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왕의 남자>는 제가 영화를 꿈꾸게 한 영화입니다. <불한당>은 오래간만에 충격을 주었던 영화두 영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어요.      

■ 제2의 꿈이 뭐예요다들저는 영화요허무맹랑해도 말하기.

■ 요즘 나의 즐거움들!

더 자세한 이야기는: https://podbbang.page.link/N3KgWN9A42RCnsLw6


일기떨기 02. 선란

『무너진 다리』 『어떤 물질의 사랑』『천 개의 파랑』『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나인』『노랜드』를 썼습니다.

  환경파괴, 동물멸종,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SF소설을 씁니다.

  일기떨기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illki_ddeol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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