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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기떨기 Feb 16. 2023

33. 일기떨기

작년 연말에는 내가 잠자는 것도 기특했다.




 11월부터 플랭크를 시작했다. 운동하기는 해야겠는데, 작년 연말에는 내가 잠자는 것도 기특했다. 내가 한순간에 모든 걸 놔버릴 까봐 전전긍긍하던 시기여서 그랬는지, 그 스케줄이 무리하게 운동을 끼워 넣을 자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두었다가는 몸이 한순간에 망가질 것 같으니까. 운동은 25살에 고강도 웨이트를 한 게 처음이었다. 그때 한 5개월 정도 운동에 미쳐 있었던 것 같다. 그러고 바빠서 쉬었다가, 1년 후 다시 운동을 시작했는데 하자마자 손을 다쳐 붕대를 감아야 하는 탓에 쉬었고 그 이후로는 습관처럼 하지는 못했다. 재작년 여름에도 한 3개월 했나. 운동을 계속 못하는 것에 대한, 누구를 향해 있는지 알 수 없는 죄책감에 계속 시달리다가 11월, 플랭크를 시작했다. 25살에 했던 고강도 웨이트를 몸은 이미 잊은 지 오래고. 믿을 거라고는 그나마 단단한 기초체력이랄까. 욕심 부리지 말고 매일매일 플랭크를 하자! 라고 마음 먹었고, 11월부터 지금까지 너무 피곤해서 뻗어버린 며칠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안 빠지고 밤마다 플랭크를 했다.

 11월에는 20초 버티는 것도 힘들어서 “와, 내 체력 다 죽었다!”하며 좌절했는데, 그때부터 꾸준히해서 2월 2일, 어제는 3분 10초를 버틴다. 가끔씩 트위스트라고 엉덩이를 좌우로 움직여주는 응용 동작도 섞어서. 뿐만 아니라 여타의 다른 운동들도 추가로 들어왔다. 11월에는 플랭크 20초였지만, 지금은 집에서 매일 30분 가량의 근력운동을 하고, 30분 가량의 스트레칭을 한다. 최근에 좀 아팠던 허리가 다시 아프지 않는 걸보고 운동의 효과를 느끼고 있다.

 운동을 하면 좋은 점들이 입 아플 정도로 많겠지만, 내게 가장 좋은 건 성취감이다. 꿈과 실력이 대등하지 않아서 하루에 몇 번씩 좌절하는 나에게 운동은 내가 이를 악 물면, 내가 포기하지만 않으면 얻어낼 수 있는 일이니까. 하루의 답답함을 운동으로 푸는 것 같다. 뭐 하나씩은 나에게 성취감을 줘야 한다니, 나는 진짜 괴식이다. 




대화 주제 


■ 소진이 꾸준히 하고있는 취미가 있나요? 취미 자체가 꾸준히 하는 일이기는 한데, 습관처럼! 저는 또다른 취미가 요즘 루미큐브 온라인 버전에 빠졌어요. 머리 굴리다가 안 되면 루미큐브 하면서 생각하거든요. 

■ 주짓수를 꾸준히 했던 소진, 요즘에는 요가를 한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 내가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잔잔한 성취감,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올해에 같이 즐길 스포츠 정하기! 지난 번에 등산, 러닝, 이런 이야기한 것 같아서. 여담으로 엑티비티 좋아하나요? 번지점프 같은 것도 해보았는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https://podbbang.page.link/N3KgWN9A42RCnsLw6


일기떨기 02. 선란

『무너진 다리』 『어떤 물질의 사랑』『천 개의 파랑』『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나인』『노랜드』를 썼습니다.

  환경파괴, 동물멸종,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SF소설을 씁니다.

  일기떨기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illki_ddeol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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