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a Nova Medley - Frank Sinatra & Antonio Carlos Jobim
https://youtu.be/oF3LBCPd4T0?si=UnCx9SqhQeqzbACp
두 '남자'가 의자에 앉아 노래와 기타를 주고받습니다. 박수를 받기 위해 일어설 필요도 없고, 무언가를 증명하려는 느낌도 없습니다. 이 모습만으로도 이 무대의 성격은 결정됩니다.
발표도 아니고, 쇼도 아닙니다. 잘 차려입은 두 남자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음악 이야기를 조용히 이어가는
시간입니다. 시나트라는 보사노바를 ‘배워서’ 부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조빔의 기타 옆에 앉아 그 리듬이
허락하는 만큼만 목소리를 보냅니다. 서두르지 않고, 앞서지도 않습니다.
이 여유는 당시 최고의 뮤지션인 시나트라의 자신감에서 드러나는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나트라의 노래는 높이 올라가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깊지요. 그윽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 있을 겁니다.
조빔의 기타는 수다스럽지 않습니다. 과시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이 무대의 중심은 분명히 그의 기타가 쥐고 있습니다. 시나트라는 그 사실을 알고 있고, 그래서 목소리를 더욱 낮춥니다. 아직은 미국 대중음악계에 드러나지 않았던 보사노바지만 그 매력을 알고 있는 시나트라의 존중이 아닐까요?
노래 중간, 시나트라는 자연스럽게 담배를 뭅니다. 이 장면은 요즘의 정서로 보면 어색할 수 있지만 이 무대에서는 전혀 튀지 않습니다. 멋을 부리기 위한 연출이 아니라, 당시 ‘신사’라는 말에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있던
여유로운 호흡의 일부처럼 보입니다. 무대 위에서도 자기 속도를 잃지 않는 사람의 태도겠지요.
이 무대가 주는 매력은 바로 이런 부분에 있습니다. 에너지를 쏟아붓지 않아도 존재감이 사라지지 않는 매력.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관객의 시선이 머무는 이유지요.
보사노바는 시나트라를 통해 이렇게 알려졌습니다. 조빔은 이 무대로 존재를 드러낸 것이고요. 설명 없이, 구호도 없이, 그저 두 남자가 오랜 우정을 나누듯 담배를 나눠 피우며 함께 앉아 같은 높이로 노래하는 것만으로 이 매력적인 라틴재즈를 소개합니다.
두 남자가 보사노바의 매력을 전하는 이 연출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요즘 무대에서 쉽게 보기 쉽지 않지요. 힘을 빼도 괜찮다는 확신, 그리고 그 확신이 만들어내는 품위. 시나트라와 조빔의<Bossa Nova Medley>는 그걸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새삼 이 영상을 다시 소개하는 건, 이처럼 여유롭고 중후한 남자, 아니 '사내'들의 매력이 남아있던 시대에 대한 아쉬움 때문입니다. 두 사람이 이 무대에서 보여준 노래와 태도만으로도 이 시절에 '신사'로 불리는 남자들은 어떤 매력을 가졌을지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보사노바의 나른한 여유, 달콤한 리듬 이런 것이 이 두 사람에게 너무나 자연스럽군요. (수필/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