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재물

by 세인트

'홀애비 집에는 서캐가 서말이고 과부 집에는 깨가 서말'이라 한다.

내 박봉에도 꼬박꼬박 저축하고 살림을 늘린 것을 보면 역시 돈은 키움증권보다 아내에게 맡기는 게 낫다.

사내들이란 그저 잘난 척 술값 먼저 내느라 주머니에 돈 고일 날이 없다.


어제 아내의 생일이었다. 아침에 몰래 미역국 끓여주러 일어나다 아내의 머리맡에 도토리처럼 모아놓은 재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 베개머리맡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아내의 머리맡에는 각종 재물들이 잔뜩 쌓여있다. 그간 살림을 늘리며 틈틈이 쌓은 자기만의 재물들이다. 삼성주식이나 조그만 파우치 같은 건 아니다. 자세히 보니 꽤 많다. 안마기, 마사지기, 온열찜질기, 각종 약봉지...


남자도 나이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생리현상만은 아닐 거다. 지은 죄들이 많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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