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마치 보름이 그러하듯
미묘한 시간의 차를 두고
우리의 것이었던 숨겨둔 보석함에
아스라이 스쳐지나가는 구나.
소리 없이 나타났다
흔적만 남겨두고
정처없이 사라지는 매정한 사람이라
눈길을 흘긋 거려도 보았지만,
잠시라도 머물러
속죄라도 할 수 있게
얘기라도 나눠보고 싶다.
봄눈 녹듯 찰나여도 좋으니
그 냉랭한 시선을 거두고
따스한 미소 한 번을 바란다.
애달픈 마음이
언제까지 이어지나 시험이라도 하듯
하염없이 기다리면
봄이 올까
지금도 너를 그린다.
연의 싹이 튼
활짝 핀
너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