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BS 드라마스페셜]그 세 번째
당신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생각보다 멀리에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눈앞에 있을 때도 있다.
'2017 KBS 드라마스페셜' 세번째 작품 '당신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는 위의 문장들처럼 알듯말듯한 단막극이었다. 생각보다 가까웠다가도 생각보다 멀게 느껴진 그런 작품이었다.
드라마는 신부가 결혼식장 홀연히 사라지는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신랑은 '반쯤 미친' 사람이 돼서 신부를 찾아 나선다. 그 신부를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첫 만남의 과정을 돌이켜보게 되고, 첫 단추부터 진실이 아닌 거짓, 오해로부터 만남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두 쌍의 남녀가 서로 교차하며 꼬인 매듭을 풀어간다.
이번 드라마의 스토리를 글로 짧게 풀어내기에는 무리인 감이 있었다. 일부 작가지망생들의 분석에 따르면 여성이 홀연히 사라지는 설정은 1996년 영화 '라빠르망'을 닮았고, 이야기의 얼개가 그렇게 새롭지 않다고 했다. 나도 이 분석에 공감한다. 아쉽게도 이번 작품은 내용보다 장면과 연출이 남은 작품이다.
다만 드라마 중간중간 기억에 남는 대사들이 있었다. '오해'에 대한 책의 구절 및 대사들이다. 이걸 남기는 것으로 '당신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리뷰를 대신하려 한다.
"필립 로스의 소설 중에 이해와 오해에 관한 문장을 소개할게요. '산다는 건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를 오해한다는 건 그 사람을 진심으로 믿었단 말의 다른 표현 아닐까요."
"오해와 오해 속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보니 전에 안 보이던 게 보이더라구요."
"우린 왜 항상 헤어지고 난 뒤에야 깨닫게 되는 걸까요. 머뭇거리는 이 시간들이 사실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걸요. 결국 사랑이라는 건, 진실보단 진심이 더 중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