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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스와 줄리 Oct 02. 2017

'먼지 털어내기' 연휴 둘째날

[2017 황금연휴일기]#2. 10월1일 일요일

어느덧 둘째날이 지나갔다. 오늘은 완급 조절을 한 날이었다.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기보다, 평소 할 것들을 했다.


오랜만에 비가 내렸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였지만 나름 운치가 있었다. 우산을 쓰기도 안 쓰기도 애매한 수준으로 내리는 가을비다. 이제 점점 추워지겠지.


일과를 마치고는 드라마 한 편을 보고, 주간지와 책 몇 페이지를 읽었다. 그것보다 오늘 나의 수확은 그간 손 대지 않았던 물건들의 먼지를 털어낸 일이다.


내일 출근을 해야한다는 압박이 사라지자 내 방에서 주인 손길 한 번 못 닿고 있던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운동권 결제하듯 눈에 들어오면 수리하고, 다시는 치지 않은 통기타. 조율을 다시 해보는데 줄이 다 녹슬었다. 주인 잘못 만나 미안할 따름이다.


블루투스 스피커. 서너달전쯤 선물받은 것인데,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다. 심지어 충전하는 방법마저 잊을 만큼. 10여분 씨름한 끝에 전원을 되살렸다. 핸드폰 스피커로는 느껴지지 않던 나름의 분위기가 생겨났다. 반가웠다.


오랜만에 라디오도 이리저리 돌려봤다.  MBC의 파업 때문에 91.9는 음악만 나온다. 그 시간대 방송에서 주로 틀어주던 음악인가보다. 내가 틀었을 땐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하던 시간이었다. 익숙한, 또는 새로운 팝들이 흘러나왔다. 채널을 돌리기 힘들었다.


하루의 문을 닫으려는 지금은, 잔잔한 포크음악을 배경으로 일기를 쓰고 있다. 나지막이 들려오는 가수의 목소리가 참으로 따뜻하다. 내일은 몇 년 간 먼지 쌓이게 만든 자전거를 고치러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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