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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스와 줄리 Dec 17. 2018

'함께'인 '나혼자산다'의 아이러니

함께일 때 더 즐거운 혼자들

아내는 MBC 예능 '나혼자산다' 팬이다. 나 역시 따라보다 요새 챙겨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한동안 TV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결혼하고 TV도 생기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나혼자산다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다. 박나래(박여사, 나래 바르뎀 등)의 활약이 발군이다. 최근 방송분에서 기안84의 개업식에 팔을 걷어부치고 야무지게 도와주는 모습에서 그의 매력이 맘껏 발산된다. 


기안84 사무실 개업식을 비롯해 이따금 회원들의 모임 장면을 보면 시너지가 느껴진다. 다음주에는 개업 축하연이 펼쳐진다는데 기대가 될 수밖에 없다. 퀸 분장을 한 전현무의 모습 일부만 봐도 그렇다. 


회원들의 케미가 점점 빛나는 것을 보며 어떤 생각 하나가 들었다. 왠지 나혼자산다라는 프로그램 타이틀을 달았지만 이들은 함께일 때 더 행복해보인다. 어느순간부터 새로운 게스트들의 혼자사는 면모들이 부각되기보다 다른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온다. 이따금 게스트처럼 새로운 인물들이 나오지만 회원에 들어가지 않으면 결국 그 게스트는 게스트로 끝난다. 


함께라는 공동체에 들어가고 나면, 혼자만의 공간에 누군가 찾아오고(화사 집에 방문한 나래와 화사가 창조해 이시언이 완성한 나래 바르뎀), 먹고 마시고(기안84 개업식에 회원들이 함께 먹는 뷔페식), 떠드는 광경들(가편집 영상을 보며 편집점을 잡는 회원들)로 이어진다. 방송을 보다보면 이런 때가 더 재밌다. 

함께인 회원들의 모습을 한 번 짚어보고 싶었다. 나혼자산다가 대표적이고, 미운오리새끼도 그렇다. 혼자인 삶을 멋지게 또는 궁상맞게 사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점점 이들의 삶이 가까워질수록 함께인 모습이 더 많아진다. 시청자들도 그걸 바라는 지도 모르겠다. 이들의 케미스트리가 터지는 모습을. 


우리 삶에서도 이 공식이 적용되나 생각해봤다. 혼자인 삶도 매력있다. 그러나 늘 혼자인 건 쉽지 않다. 오죽하면 나혼자산다를 보여주러 나온 전현무와 한혜진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될 줄 알았겠나. 농담반 진담반처럼 박나래의 러브라인도 심심치않게 등장한다. 혼자라는 것에 방점이 찍힌 방송 첫 취지에는 맞지 않을 수 있겠다. 


언젠가는 나혼자산다 라는 프로그램명이 사라져야할 시점이 올지도 모르겠다. 혼자보다 함께인 회원들의 삶이 더 익숙해지면 말이다. 대신 국가는 이 프로그램에 상을 줘야할지도 모르겠다. 명분을 준다면 같이의 가치를 재발견했다는 명분이겠다. 


1인가구가 대세이고 진리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요즘이다. 혼자이던 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지내는 것에 즐거움을 다시 본다면 좋겠다. 결혼을 해서인가. 나혼자산다를 보면서도 함께를 지향하는 모습이 좋아보인다(결혼 선배들은 몇 년 뒤 내 발언을 주워담고 싶을만큼 후회할 거라고 경고할 수도 있겠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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