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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스와 줄리 Dec 17. 2018

망원동 나날들

안녕, 망원동(feat.이제 한달살이)

망원동에 본격적으로 살고난지 한 달이다. 이제 동네의 흐름과 호흡이 익숙해지는 것 같다. 버스 이용법도, 지하철로 향하는 샛길도, 한강 가는 길도 익혔다. 조금만 더 여력이 나면 구민체육센터에도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신혼집과 관련해선 집안일이 점차 손에 잡히고 있다.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질을 한다(새 아이템 덕분에 편하게 할 수 있다). 남은 음식들을 다시 그럴 듯하게 플레이팅해서 먹고, 설거지를 한다. 샤워를 하면서는 더러워진 물걸레 빨래도 한다. (앞으로도 더 안정적인 집안일을 위해 궁색하지만 어떤 것들을 했는지 복기하고 있다)


집에서 차 한 잔 하는 것도 좋지만 왠지 기분을 내고파 망원동 카페 탐방에 나선다. 나서는 길엔 분리수거도 들고 나간다. 마침 분리수거를 정리하시는 경비아저씨랑 인사를 나누고 나도 내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한다.


동네길도 점점 눈에 들어오고 있다. 출근길에는 세탁소가 두 군데 보인다. 아직 한 군데밖에 가보지 못했다. 세탁소는 새벽 6시 전에도 불이 켜지더라. 좀 더 걷다보면 초등학교가 나온다. 한동안 보지 못했던 녹색어머니아버지가 보인다. 주로 어머님들이 하시지만 아버님도 봤던 것(?) 같다. 녹색어머니란 호칭은 불편하다. 기회가 되면 나도 해보고 싶다.


좀 더 역에 다가가면 내게는 신선한 가게도 나온다. 중고매매상가라고 해야하나, 중고물품 판매점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곳이 하나 있다. 책상, 의자, 오래된 장난감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일부 물건은 공짜라고 적혀있다. 아침저녁으로 보면 물건들이 늘 새롭게 바뀌어있다. 인기가 좋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역 옆에는 자전거 주차장이 꽤 길게 늘어서 있다. 자전거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아침에 출근하다보면 심심치 않게 자전거를 타고 우리를 지나치는 분들이 있다. 우리집에서 역까지 7분 정도 걷는 거 같은데, 자전거를 타면 4분대가 가능할 것 같다. 날이 풀리면 시도해봐야지.


망원동은 알아가고픈 곳이 많은 동네다. 동네 수없이 많은 빵집과 카페를 아직 가보지 못했다. 오늘 드디어 한 카페를 와봤다. 흘러나오는 음악도 내 취향(들어올 때 에드시런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 이후 곡들은 코린베일리래.. 등등) 이고, 커피도 맛난다. 인기가 좋은지 손님들 회전율도 높다. 한 자리 차지한 것이 미안한 느낌이 들기도.

식물들이 인상적인 광합성 카페. 좋은 공간 감사합니다.

편의점도 적잖다. 그런데 편의점만큼 눈에 띄는 건 동네마트들이다. 전통시장이 크게 자리잡고 있지만 우리집에서 걸어가려면 10분은 잡고 가야한다. 겨울엔 쉬이 발길이 닿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동네마트들을 찾게 되는데, 하모니마트가 우리의 시장이다. 간판이 사뭇 오래돼보이지만 안의 물건들은 실하다. 생필품, 요리할 때 급히 필요한 물건들을 사기에 제격이다. 물론 편의점도 자주 찾는 곳이다.


망원동 나날들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게된 이유가 따로 있다. 우리동네 길이 아주 아름다운 건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느낌이 있는데, 해질녘 한강방향으로 보이는 빛깔이 참 아름답다. 저층 건물들과 조금 높은 아파트 틈새로 흘러나오는 햇빛들이 신비로웠다. 파란 하늘부터 서서히 붉어지는 빛깔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곳에서 누릴 사계절들이 기대된다.

11월 한때 망원동 한 길의 해지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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