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 관하여

연상연하 커플의 열일곱 번째 편지

by 브라이스와 줄리

줄리에게,


어제 오랜만에

10년 지기 친구들을 만났어.

남자 셋이서도 몇 시간 동안

커피 한 잔씩 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이지.

어제도 모처럼 만난 탓에

우린 새벽 세 시까지 대화를 나눴어.


항상 만날 때마다 즐겁고

또 깨달음을 주는 아이들이지만

어제는 특별히 더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어.


삶의 가치관이 무엇이냐고 서로 묻고

앞으로 무슨 일을 꿈꾸냐고 또 묻고

지금 나를 빛나게 하고

반짝이게 하는 일은 무엇인지 나누는,

우리가 지금 무엇에 몰입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귀중한 대화였지.


특히 학원 선생님을 하고 있는 단짝

친구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그 친구는 이번에 자신이 겪은

가장 뿌듯했던 일을 말해줬는데

줄리랑 이름이 같은 아이를 맡아

가르치게 되면서

이번에 100점 한 번 맞아보자고,

최선을 다해보자고 했었대.

친구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고,

그 학교 기출을 직접 몇 번씩 풀어보며

유형을 파악하면서

학교 선생님이 어떤 책을

참고하는지까지 발견해냈어.

그 아이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칭찬과 모진 말들을 하면서

한 달간 온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결국 100점을 이뤘대

그걸 듣고 자기도 눈물이 날 뻔했고

동시에 내가 한단계 성장했구나,

함께 성장한다는 사실을 느꼈대.

반짝이는 눈으로 행복감을

이야기하는 친구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도 울컥했었어.


자신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삶을

진중하게 나누는 친구의 모습,

그리고 그 모습에 감동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친구라는 사실에 몇 번이고

감사했는지 몰라.


내게는 그런 소중한 친구가 몇 있어

정말 너무나도 고맙고

그들을 언제나 응원하고 싶고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 좋은...!

줄리에게도 그런 친구가 있지?

우리 주변에 우리와 함께 걷는

정말 친한 친구가 있음에 참

감사하다!

또 우리 두 사람이

좋은 연인이자 함께 성장하는

친구임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

우리 서로를 향해서도 칭찬해볼까?

고마워 친구야:)

그리고 줄리가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 좋은, 그런 친구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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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에게


새벽까지 놀아도

술 한 잔 마시지 않는,

그런 건전한 친구들과

만나고 왔구나! (궁디팡팡)


친구라...

예전에 '여행'을

주제로 했을 때만큼이나

조금은 광활한 느낌이야.

또는 순식간에

여러가지 단어와 이미지,

그리고 사람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느낌?


나는 원래 사람 만나는 것을

참 좋아해.

누군가가 나에게 의지하는 게 좋고,

내 얘기로 누군가가

힘을 내는 게 좋았어.

그래서 더 친구들을 자주 만나고,

그들을 만나는 걸 일상의 낙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

때론 선배님들을 만나며 많은

영감들을 받기도 했고!


나에게도

세상 무엇을 주어도 바꿀 수 없는

친구가 있지.

브라이스도 아는 친구야 :)

이런 말, 몇 번 한 적 있는데

나는 정말로, 정말 진심으로

세상이 멸망해도(조금 극단적이지만)

우리 가족과 그 친구만 있다면

새로운 싹을 틔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그만큼 나에겐

그냥 '나' 자체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야.


나의 시덥잖은 고민도

예사로 흘려듣지 않고

'나만의 고민'으로 받아주고,

무엇이든 너라면 시작할 수 있고

이룰 수 있다고 한결같이

응원해주는 그런 친구.


덕분에 나는 매우 흐릿한 상태로 꾸던

꿈을 도전해볼 용기를 냈고,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사표를 실제로 던지고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 수 있었어.


내년이면 친구가 회사일때문에

해외로 발령이 날 예정이라

난 벌써부터 그 생각만하면...

그래서 친구도 우스갯소리로

자기를 대신해줄 좋은 남자친구가

생길 거라고 얘기했는데,

정말로 생겨버렸어!

참 감사한 일이지.

친구와 브라이스를

모두 볼 수 있는 요즘이 :)


브라이스 말대로

우린 좋은 연인이면서도

동시에 비슷한 꿈을 꾸고,

비슷한 세상을 그리는

좋은 동지와도 같다고 생각해.

때론 상대의 힘듦에 말없이 안아주고

때론 단호하게 조언해주고

때론 술 한 잔 함께 기울일 수 있는,

그런 단짝같은 사이가 되자.


오늘도 수고 많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