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연하의 스물한 번째 편지
줄리, 안녕!
오늘도 하루를 마무리하며
내 이야기를 이곳에 남기려 왔어.
요즘 우린 참 열심히 하루를 살고 있지.
(이전에도 열심히 살았고)
어떻게 하면 하루를 더 밀도 있게
보내볼까 고민하며
노력하는 우리의 시간들이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오늘 주제는
시기심과 부담감이야!
산뜻한 시작과는 달리
우중충한 주제지.
그래도 줄리가
내 약한 부분까지도
잘 들어주고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니까 오늘도 용기내서
생각을 나눠보려 해.
요즘 수많은 취준생들은
합격과 불합격의 기로에서
환호성과 탄식을 내뱉곤 하지.
마치 로또 번호를 확인하듯
자신의 수험번호를 입력하고
결과창을 확인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씁쓸해.
항상 선발 인원은 제한되어 있고,
우리는 그 인원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니까.
어쨌든 중요한 건, 이 작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들의 노력을 들어보면 어마어마하지.
과연 내가 저들처럼 할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부담감을 얻기도 하지만.
오늘도 곳곳에서 들려오는
최종합격 소식에
나는 묘한 기분이 들었어.
나는 저들의 노력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동시에 시기심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구.
꿈꾸던 일을 할 수 있게 선택된
기분은 어떨까,
나는 저 자리에 갈 수 없었던걸까,
좋겠다, 좋겠다, 정말 좋겠다.
나도 가고 싶다. 이런 생각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겁도 나더라고.
과연 내가 저들의 노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일단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은 했는데,
저들이 뚫어낸 수많은 벽들을
나도 하나씩 차근히 넘어낼 수 있을까.
이런 쓸데없는 수많은 잡념들이
나를 잠시동안 지배했었어.
시기심과 부담감이 나를 덮었었지.
어쩌면 나와 같은 젊은이들이
이런 기분을
종종 느꼈으리라는 생각도 들어.
이걸 뚫고 나가느냐
아니면 또 반복된 자학의 굴레로
들어가느냐는 본인의 선택이겠지만!
아무튼 나의 답은 정해져있지만
그래도 시기심과 부담감에 대한
줄리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
조금은 약한 이야기들이었지만,
너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 :)
브라이스에게
시기심과 부담감..!
오늘 주제는 우리들을 알게 모르게
오랫동안 괴롭히던 것들이구나.
왜 그런 거 있잖아,
'나 시기심 많아요~' 이런 거
들키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부럽고 질투날 때가 있고
또 그러고 있는 내가 못나 보이고.
어렸을 땐 중간고사에서
몇 점 더 맞추느냐로
그런 감정을 느끼고
커서는 취업, 결혼 이런 걸로 나뉘지.
사실 생각해보면
딱히 그럴 것도 아닌데.
대상의 차이, 종류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쨌든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사람의 본성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어.
그리고 브라이스 말대로
우린 다시 그런 감정의 기로에 서있지.
지금처럼 공채가
우수수 지나가고 난 후엔
남는 것은 딱 두 분류 뿐이니까.
붙은 자와 붙지 못한 자.
이렇게 막상 글로 쓰니
참 냉정하기 그지없네, 그치?
더 냉정한 현실을 얘기하자면,
우리는 아직... 후자인 상태고.
맞아, 부럽고 질투가 날 수밖에 없어.
그들을 인정하지 못한다,
또는 그들의 결과에 배아프다와는
별개로 그냥
내가 남겨진 자라는
그 자체에서오는 시기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다시 도전해야 한다는
감정에서 오는 부담감...
이런 말 너무 진부하고 따분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야.
그럼에도 다시 하느냐,
아니면 다른 길로 돌아서느냐.
(* 일반 취업은 조금 다른 문제겠지.
나의 노력과는 완전히 무관한 일들이
많은 세상이니까...
'우리가' 준비하는 것들에 대한
얘기라는 걸 미리 가정할게)
다시 하는 경우엔
이런 가정이 가능하지.
더 열심히, 더 이를 악물고 한다.
그렇게 해서 나도 언젠가
'합격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그렇게 했음에도
되지 않을 수도 있잖아.
그럼 다시 이렇게 뻗어가겠지.
열심히 했기에 '후회는 없다.'
다른 길로 가는 경우엔
이런 가정이 가능할 거야 아마.
포기할 때의 마음은 쓰라렸지만
막상 다른 길을 찾고보니
생각보다 재밌다!
(모든 일은 다 나름의 재미는
있기 마련이므로)
이 선택도 나쁘지 않다고 느낀 후
내 삶에 만족한다.
뭐 되게 단순한 가정들이긴 한데
결국은 하나로 수렴해.
'후회가 없거나 재미가 있거나'
둘다 괜찮은 결과라고 할 수 있지.
물론 저렇게 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들이겠지만,
그래도 간절히 원하는 일을
하려고 하는데
저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어?
올 해 나를 제치고 수험번호를 확인한
사람들 중에는
분명 능력보단 운이 좀 더 작용한
사람들도 있을 거야.
그렇지만 그 모든 걸
통제하고 예측하고 살아갈 순 없지.
그렇기 때문에 결국
내가 얼마나 의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뒤돌아보지 않을만큼의 밀도를
만들어내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
이미 너도 잘 알겠지만.
그리고 그게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하는 거고.
힘내자!
나도 가끔은 주저 앉아서 넋놓고
울고 싶을 때도 많은데
그럼에도 다시 일어서는 건
내가 내 모든 힘을 다해
달리지 않았다는 걸
누구보다 스스로가 잘 안다는 거고,
또 한가지는 다시 일어서게 해주는
너를 비롯해
가족들,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지.
조금만 더 달려보자 :)
파이팅! 언제나 응원할게, 너도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