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연하 짝꿍의 스물다섯 번째 편지
줄리!
벌써 수능날이야.
해마다 피할 수 없는,
모든 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날이지.
너와 나도 지나온 그런 시험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무사히
넘겼나 몰라.
근 두 달 동안 우리는
줄지은 시험에 후덜거리면서
봤었는데 말야.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시점은
아마도 수험생 친구들이
밤잠을 설치거나
떨리는 마음으로 잠을 청할 때겠지.
부디 이들이 모두 다
원없이 이 시험을 치르고 왔으면 좋겠다 :)
그래서 식상할 수 있지만
시즌과 너무나도 맞는 주제,
시험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
수능을 꽤 오래 전에 친 우리는
지금도 시험을 치고 있거나, 쳤거나
하고 있지.
정말 평생 시험은 끊이지 않는다는
말이 정답인 거 같아.
사회에 진출한다 해도 말이지.
나에게 시험은
끝내 익숙해지지 않는 존재야.
전에 줄리가 불안이라는 것이
끝내 익숙해지지 않는다고 했었지.
나는 시험이 그런 것 같아.
매번 내게 닥친 시험을 앞두면
떨리고 두렵고,
빨리 해치워버렸으면 좋겠고.
시험 때는 시간이 언제가는지 모르게
후딱 지나가버리고!
아무튼 시험은 봐도봐도
익숙해지지않는 어려운 상대랄까.
줄리에게 시험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마음으로 바라보는지!
더불어서 새로운 시험을
앞두고 있는 우리와,
이 밤이 지나면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을 볼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가사를
나누고 싶어.
이적 님이 다시 불러서 화제가 된,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 하세요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 버렸죠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아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브라이스,
맞아, 벌써 수능이라니!
수능이라는 단어에
'벌써 그렇게 됐어?'하고 매번 놀랄 만큼
이젠 남 일처럼 느끼게 됐어.
시험!!
누가 좋아하겠어, 그치?
준비된 자에겐 설레고 기다려지는,
당장 자신의 과정들을 증명해보고 싶은
그런 것쯤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준비된 자'가 되는 것이 어쩌면
시험을 잘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기에
대부분의 사람이
왠지 모르게 싫고,
피하고 싶은 존재가
시험이 아닐까 해.
우리나라는 유독 시험에
민감한 것 같기도하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시험'에서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겠지.
승진 시험도 봐야하고,
자기계발용 시험도
꾸준히 준비해야 하고.
뭐든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건
할 때도 즐겁고
그래서 진도도 금방 나가는데
이게 뭔가 테스트라고 생각하면
바로 짐처럼 여겨지잖아.
외면하고 싶어도 여러 환경때문에
마치 삶의 동반자처럼
계속 안고 가야하는 게 슬플 뿐이야.
그래도 계속 그렇게만 생각하면
더 우울해질테니,
이 단계를 잘 통과하면
내가 원하던 것, 나의 삶에 더 도움이 되는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더 낫겠지?
브라이스가 추천해준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를 들으며
잘 버텨나가야겠다.
비도 보슬보슬 오는데 따뜻한 밤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