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연하 짝꿍의 서른 네번째 편지
브라이스에게
안녕! 오랜만이지!ㅎㅎ
우리 사이는 언제나
오손도손 정답지만(아마도?)
너무 당연한 사이가 되어
오히려 이렇게 편지를 쓴다거나
마음을 전하는 일 등에
소홀하게 됐단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
(미안해... 데둉데둉...)
그래서 황급히 브런치에
편지를 쓰기 시작...
너는 지금 스터디에서 열심히
토론을 하고 있는 중이겠다.
오늘 시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너를 종각까지 데려다줬잖아.
너를 데려다 줄 땐
그 길이 너무 짧아
'시청에서 종각이 이렇게나 가까웠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너를 데려주고 혼자 돌아올 땐
그 길이 너무 길어
'종각에서 시청까진 왜 이렇게 먼거지..'
하는 마음이 들었어.
'시간은 참 상대적인 것'이라는 깨달음도.
너와 있을 땐
밥을 먹는 시간도,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 시간도 참 짧게 느껴지지.
좋아하는 사람과
나의 시간을 '나누기' 때문인걸까.
그러다 문득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것처럼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들도
그럴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만큼
즐겁게, 빨리 흘러갈테니 말야.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좁힐 수 없는 간극을 가지고 있지.
그 간극을 줄여보기 위해
우린 오늘도 안간힘을 쓰지만
가끔은 그 자체에 대한 회의감으로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함에
압도되기도 하고.
그럼에도 문득 이런 순간들을 느낄 때면
'그래,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하자.
그래야 즐거울 테고,
행복할 수 있을테지.'라는
마음으로 다시 나를 붙잡곤 해.
너를 데려다주는 절대적인 시간이
무의미했던 것처럼.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도,
각자가 열정을 쏟아야 할 일에도,
시간의 상대성이
적용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쭉말야! 곧 만나:)
줄리, 안녕!!!
줄리라고 부르는 게 얼마만인지.
그동안 우리 참 열심히 살았어 그치?
사진과 브런치 모두 소홀할 수밖에
없었을 만큼(이라고 위안을..)
그런데 우리 함께 시간을
같이 나누다보니 정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줄리 덕분에 다시 한 번
시간의 상대성을 발견해!
특별히 줄리가 시간을
'나눠서' 빨리 지나갔다고
하는 말이 와닿았어.
시간을 혼자 보낼 때는
'나눌 수' 없는 거잖아.
혼자 '보낸다'에 방점이 찍히지.
그런 의미에서 말이라는 게
참 신기한 것 같아.
우리는 시간을 '나누기' 때문에
당연히 시간이 빨리 지나가고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
물론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시간을 '나누는' 일에서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아.
특히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거라면 말이지!
그래서 시간을 나눈다는 말을
아무한테나 쓰지 않는가봐!
나랑 함께 항상 시간을 나눠줘서
고마워 :)
그리고 줄리 말처럼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또 열정을 붓고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도
시간의 상대성이 적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게 되었어.
이 부분은 나 역시 공감하지만
가지기 어려웠던 부분이야.
그런 부분 마저도 우리가 함께
나누면서 해나가면
우리,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겠지?
오늘 오랜만에 편지를 주고받으니
시간을 조금 더 상대적으로
잘 이용하는 방법을 배운 것만 같다.
앞으로도 이렇게 더 행복하게
시간을 잘 나누고 보내자.
오늘도 좋은 밤 보내구.
내일 봐! :)
(너무 오랜만에 편지로 인사를 건네서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 지 모르겠어
우리 다시 편지도 종종 나누자 *^^*)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