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편지
줄리에게,
벌써 세 번째야.
시간 참 빠르지?
하루에 한 번씩 편지를 쓰겠다고
약속을 한 이후로
매일 어떤 글을 쓸까,
어떤 순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고민하고, 기대하곤 해.
오늘은 조금 식상할 수 있지만,
꼭 하고 싶은 주제를
마음에서 꺼내봤어.
바로 '불안'에 관한 이야기야.
우린 참 자주 불안에 떨곤 해.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고,
좌절을 하고, 또 두려워 하고,
다시 불안에 빠지고.
마치 쳇바퀴를 돌듯
우리의 감정은 반복되지만,
나는 불안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싶어.
이미 줄리는
몇 번 말로 들었겠지만,
불안은 '나를 움직이는 힘'이야.
어떤 에세이에서 처음 읽었을 때,
한 방 맞았던 것 같은 기분은
지금도 생생해.
그 전까지 난 항상
불안을 떨쳐버리고 싶었거든.
불안하니까
아무것도 못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오히려 불안해서
나는 더 열심히 살곤 했어.
더 나아지려고, 더 발전하려고.
물론 아직도 멀~~었지만.
그리고 지금
줄리 앞에 서게 되었지.
(이건 참 매우 좋은 일이야)
사람은 모두다 불안할수밖에 없어.
아무리 행복한 상황에 있어도,
모든 걸 다 가졌어도,
그리고 우리처럼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도.
하지만 난 불안함 이후에
취하는 태도에서
사람들이 달라진다고 생각해.
불안해서 움직이는 사람,
불안해서 주저하는 사람.
우리는 어떤 사람이야?
나도 확답을 내릴 수는 없어.
하지만 적어도
내가 바라는 방향은 있어.
난 움직이는 사람이고 싶어.
부디 줄리도 같은 방향이길 바라.
내가 함께 할게! :)
너에게 '불안'은 어떤 의미야?
브라이스에게
오늘도 나는 너에게
'불안함'을 내비쳤지.
공부를 시작한 후로
전엔 별로 느끼지 못했던 '불안'이
더 자주, 더 강하게
찾아오는 것 같아.
나에게 '불안'은
여전히 익숙치 않은 것이야.
나를 움직이는 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기운빠지게 하는 존재기도 해.
고백하자면
나는 나 스스로
항상 밝고 긍정적이어야한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래 할 수 있어'하며
다시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사람이야.
실제로 단순하고
즐거운 사람이면서
동시에 '그래야만 한다'는 마음이
나도 모르게 조금씩 쌓인 사람.
사람들이 이런 내 모습을 좋아하니까,
나도 이런 내가 좋고.
그래서 원래 그 자체가 나면서
한편으론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되는,
그런거?
사실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어쨌든 나는 이런 게 좋았으니까.
그렇지만 요즘엔
이런 점이 나를 힘들게 하곤 해.
불안하거나 좌절에 빠져있는
내 모습을 온전히 마주하는 게
여전히 쉽지 않고,
그래서 괴로울 때가 많거든.
하지만 그럼에도
'불안'을 견딜 수 있는 건,
곁에 이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야.
진지하게 들어주고
보듬어주고
때론 진심을 담아 조언해주는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브라이스가 있으니까.
그래서 가끔은
나의 내일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답답하고 불안하면서도,
다시 발을 떼볼 수 있는 것 같아.
나이를 하나둘씩 먹고,
적지 않은 나이가 되면서,
내가 이룬 많은 것들이
결코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룬 일이 아님을 깨달았어.
그래서 사소한 많은 것들에도
감사함을 느꼈고,
나의 지금 이 선택과 도전에도
좀 더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어.
'불안'은 여전히 나에게
반가운 존재는 아니지만,
덕분에 내 주변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
어떻게 보면 참 고마운 존재야.
결국은, 브라이스 말처럼
불안이 나를
움직이게 해주는 것 같기도..?
오늘도 참 고마웠어.
만남을 시작하기 전에, 너는
'나는 나의 5년 뒤가 궁금해'라고
설렘을 가득히 안고 말하던
내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지.
불안하고,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되묻는 날이
많이 늘었지만,
그럼에도 '내일'을, '10년 후'를
설레어 할 수 있는 사람이 될거야.
그 옆 자리에 너도 함께 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