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로또

by 브라이스와 줄리

지난주 금요일 새벽에 소위 길몽이라고 불릴 만한 꿈을 꿨다. 새벽에 눈을 떴는데도 그 꿈이 생생했다.


'오늘 로또를 사야지!'


당산에는 로또 1등을 여러명 배출한 걸로 유명한 판매점이 두 군데나 있다. 둘 중 어디서 살까 하다가 공평하게 한 장씩 샀다. 로또 그게 뭐라고 줄서서 기다리는 동안 설레어하는 나를 보고 있자니 좀 우스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앞 아저씨를 따라 '오천원 자동이요~'라고 자연스럽게 말한 건 좀 뿌듯했다.


두 장을 다 가질까 하다가 왠지 그건 좀 미안해서(왜?) 건이에게 한 장을 건넸다. 우리 둘은 잠시나마 로또가 당첨되면 무얼할지에 대해 꽤 진지하게 얘길나눴다. 일단 1등이 되면 둘다 모든걸 스톱하고 제주도로 내려가기로 했다. 그리고 2등이 되면... 뭐라고 했더라? 기억은 잘 안나지만 아예 2등이 된다는 가정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토요일 저녁. 두둥! 결과는... 당연히 꽝이었다. 몇 백만 분의 일이 될리가 없지... 진짜 당첨될 거라 생각하고 산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막상 정말 하나도 맞는게 없으니까 좀 허무한 느낌이 들었다ㅎㅎ


그리고 어제 저녁. 건이랑 교회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잠깐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건이가 불쑥 교회에서 로또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교회와 로또라... 그것도 건이 입에서 저 두 단어가 나오니 이상했다. 비록 둘다 꽝이었지만 독실한 신자인 건이가 교회에서 로또가 떠올랐다고 하는 걸 보면서 건이에게 소소한 일탈(?)을 제공한 것만으로도 만족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가끔 사봐야지. 내 팔자에 일확천금은 없을 것 같다만...


덧붙여 이로써 나의 꿈은 여전히 유효할지니, 무슨 소식이든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겠다. 물론 길몽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네이버지식인의 풀이에 따른 것이기에 그냥 개꿈일 수도...? 길몽이라 생각하면 길몽이고 개꿈이라 생각하면 개꿈이니까 난 길몽이라 생각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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