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할 일은 알아서 해야

by 배상근

얼마전 전북에서 1000명이 넘는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나왔다고 하는데, 이미 이정도로 전파된 이후에는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시기이다.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원과 전파경로를 찾아내고 방역조치를 하는 것은 초기 개입이 가능할 수 있는 몇가지 사례를 제외하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드물다. 오히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수준에서 유행을 관리해야 할 경우가 더 많은데, 이미 끝난 상황이면 더이상 방역조치를 하는 것을 말려야 하는 상황일 것이다.

언론에서 야토병 의심 사례도 기사로 만들고 있는데, 의심 사례로 따지면 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사례가 많을 것이다. 백일해를 포함해서 학교에서 감염병이 증가한다는 얘기는 수시로 나오는데, 성장하는 시기부터 세뇌를 시키려고 작정을 한 모양인데, 어른보다 애들이 적응이 더 빠른데 마음대로 될지 모르겠다. 질병청은 말그대로 방역장사 전문기관으로 전락했는데, 이미 질병 특성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놓은 것 같다. 중등도가 높은 질병은 사례를 통해 공포심을 자극하는 용도로, 집단에서 감염 유행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질병은 방역조치를 통해 힘자랑을 하면서 예방접종을 강조하여 정치적으로 성과인 듯이 활용하고, 이는 제약회사의 이익과도 연계되어 있다.

그러나 감염관리를 제대로 해보지를 않았고, 결과를 경험하지 못해서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집단으로 경험하는 급성기 질병에서 공포심은 순식간에 감소한다. 국가에서 집단별로 예산을 뿌리면서 정치행위를 하게 되면 끝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미 사람들에게 공포심이 없는데 이런 일이 갑자기 뒤집힌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하든지 말든지.

누구라도 재정이 풍족한 시절보다 부족해지는 시절이 힘들다. 코로나 시기도 이번 의료정책의 시행 과정에서도 보건이나 의료계의 주류 집단이 이를 자율적으로 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실에서 변화를 유도해서 이를 바탕으로 조정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현실 문제를 분명하게 다루면서 해결해나가는 것도 아니고, 문제가 해결되는 단위인 진료권별로 자원 배분을 하여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아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중국을 막느냐, 3T를 하느냐와 같은 싸움을 만들어내더니, 자신들이 비판받으니 필수의료나 지역의료와 직접적으로 관련성이 떨어지는 의대정원 문제로 싸움을 만들어서 수수방관을 하고 있다. 저런 데 쓰려면 예산은 없는 것이 낫다.

그런데 생존 위기 상황에도 행동 변화가 없는 사람이나 집단은 가능성이 없고, 아무것도 안하는 것을 억지로 시킬 수는 없어서 더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 자신들의 일은 스스로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일들이 멀리 있는 중앙기관이나 조직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일도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없다. 특히 감염관리는 특성상 빠른 시간 내에 정리가 되기 때문에 내부 협력을 이끌어내기에 매우 좋은 일이다. 의료체계도 진료권별로 운영되기 마련이고, 의료인들의 네트워크만 잘 형성되면 얼마든지 기업이나 정치 권력의 무능에 대응할 수 있다. 의료체계는 면허제도가 있는 이상, 의사들이 관련된 일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얼마든지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야당은 지난 정부에서 국가 예산을 원칙없이 뿌리면서 사회 조직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사람들이 두 당을 통일했고, 여당 대표 선거에 신인으로 나오는 놈은 지가 무슨 정치 아이돌인 줄 아는 거 같은데, 양쪽 모두 온 나라를 권위주의로 회귀시키는 거 같다. 쟤들한테 뭘 기대하리 자기 할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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