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자기수양이 되는 사람들과 해야

by 배상근

우리나라 조직에는 공식적인 규율이나 지식은 있을지 몰라도 역사적 전통이나 문화가 부족하다. 어디나 집단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지만, 경제 발전 시기가 지나가면서 기존의 전통 문화나 관습을 계승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외국의 문화를 수용하면서 자생적으로 집단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종교가 아닌 이상, 자기 수양이나 훈련을 집단 내에서 공동의 목표로 설정하기는 어렵지만, 사회 발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자본주의가 자리잡으니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 하면서 경제 발전 시기에 조금씩 나타나던 자율적인 분위기마저 엉망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식인 집단에서 더 심각한데, 코로나에서 나타나듯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식도 정책이나 상품의 홍보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가 안보를 위해 보존해야 하는 군대 문화를 부정하기도 하는데, 전쟁시 나타나야할 행위를 이끌어내기 위한 훈련을 외부 규율의 내면화 등의 희안한 지식과 섞어서 일방적인 비난을 하기도 한다. 규율이나 명령, 지식뿐 아니라 평소 훈련을 통해 몸으로 습득해 두어야, 실전시 집단 내에서 자발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인데, 요즘은 재미로 군대를 욕하는 게 아니라 정치 소재로 삼는 시대이니, 지식인이나 정치인이나 자기 수양이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권력이나 지식으로 생존은 해야 하는데 자기 수양이 안되어 변화할 줄을 모르니 저런 종류의 얘기를 하나보다 한다.

집단 고유의 문화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회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누적되니, 여기서 이익을 취하려는 생계형 파시즘이 더 심해진다. 폭력은 어디에나 있고 학창시절은 과도기라 배우는 과정으로 규율 속에서 스스로 알아가도록 하는 것인데, 학교 폭력위원회를 만들어 외부 권력이 끼어들게 하더니, 요즘은 딥페이크 써먹은 학생을 훈방 조치했다고 언론에 변호사가 나와 비난하고 다닌다. 체벌을 막은 것은 그렇다해도, 학교 내 규율도 흔들릴 정도면 바로잡아야 할텐데, 아동학대로 서로 신고와 맞고소를 하면서 돈과 시간만 낭비한다. 어차피 학교에서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이면 소년원가는 것인데, 이런 방식으로 없는 문제도 만들어 시장이 생기면 소송하는 변호사나 돈을 벌고, 어디에나 있는 싸움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딥페이크가 생기니 학생들을 때려잡으면서 싸움이나 만들어낼 기사들이 나오기도 한다. 원래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여러가지 일이 동시에 생기기 마련이고, 피할 수 없으면 배워서 적응해야 하는데, 범죄는 어른이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지, 애들이 호기심에 하는 행동을 범죄라 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어린 시절에 휴대폰 사용을 금지시키고 학교 내 규율을 강화해서, 쓸데없이 유튜브 스타나 동경하는 현상이나 막아보려 하는 것이 낫겠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현상이면 어린 시절에 더 빨리 적응하는데, 어른들 세계와의 연결을 줄인 상황에서 학교 내 규율을 엄격하게 하여 기본적인 교육을 잘 하면, 이후에 범죄가 난무하는 사이버 세상에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조직들은 생존 경쟁을 치열하게 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질서를 유지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생계형 파시즘이 심해지면, 사회의 변화나 혁신을 막는데, 겉보기에는 그럴듯한 얘기를 하지만, 가만히 놔둬도 변화하고 발전하는 애들을 대상으로 돈벌이나 하는 것이 학생 교육에 방해만 되는 것처럼, 정치적 이슈에 온갖 선전선동이 난무해도 자신들은 사회의 변화나 혁신에 조금도 기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의 생계형 파시즘은 집단 문화에 대해 제대로 얘기하지 않는다. 위기 상황에서는 군대처럼 단결해서 행동을 바꾸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으나, 이런 일은 하기 어렵다. 모든 것을 개인의 능력으로 치부해야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기 유리하기도 하다. 군대 문화를 비판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것은 그래도 봐줄만 한데, 코로나 이후에 언론을 통한 선전선동에 재미를 봤는지 요즘은 방송에서 개인의 행동에 관리, 역할, 기능 등의 행정이나 경영 이론에서나 쓰일 법한 용어들을 개인의 행동을 설명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현실에서 특정한 기관에서 조직 구조를 만들고 역할을 부여할 수는 있으나 구성원의 능력과 개성을 고려해서 얼마든지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개인의 행동 변화와 이에 따른 발전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자본에 의해 위계적인 방식으로 유사한 행동을 반복하게 하면 자유로운 행동에 의한 발전을 늦출 수는 있다. 개인의 자발적인 행동에서 나오는 변화나 혁신은 얘기하지 않는데, 이러한 분위기가 여러 사회 조직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수도 있다.

언론 기사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하지만, 특정 집단들의 관점만 얘기하면 생계형 파시즘의 도구일 뿐이고, 저런 행동을 반복하면서 변화하지 못하면 퇴보해서 대중 매체로서의 사회의 의사소통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서로 만나서 상호작용을 하는 것도 아니라 사람을 설득할 수도 없는데, 특정한 관점의 얘기만 하는 것은 정치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나 도움이 되지, 사회 문제가 개선되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내세우고 있으나, 처음부터 정책에서 의료개혁이라고 내세울 만한 내용은 없었다. 건강보험 수가 개선이나 전문의 중심병원은 필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의대정원 증원과는 직접적인 관련도 없고 전공의나 학생들이 그만두는 것을 감수하고 추진할 정도는 아니다. 병상제한이나 건강보험 재정 분리 수준의 얘기는 하지도 않았고, 의대정원으로 싸움을 붙이고는 언론을 통해 자극적인 기사들만 차례로 내보냈다. 이 모든 일은 이번 정책을 주도한 전문가 집단의 행동이 수준 이하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를 4년 동안 유지하는 것도, 전공의나 학생들을 그만두게 하면서 추진하는 정책에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내용이 없는 것도, 사회 문제를 해결할 만한 행동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병상제한이나 건강보험 재정 분리 수준의 일을 할 것이 아니면, 더이상 정책 홍보를 그만하고 마무리를 해야 한다. 제도적인 변화나 혁신이 나타나지 않으면, 의료계에서 자발적인 참여는 절대 기대할 수 없다. 생계형 파시즘 기업들 모아서 협의체를 만들고 합의해서 의대정원 증원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이미 사직한 전공의나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처음부터 전공의나 학생 대표를 포함한 생계형 파시즘 기업 대표들과는 별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라도 학생들이 돌아오기를 기대하려면, 협의체에서 결정하든, 강제로 결정을 해버리든, 빨리 마무리를 해서 쓸데없는 행동의 동기를 완전히 막아야 한다. 처음부터 잘 하면 4-5년 걸릴 일이었고, 문제가 생기면 10여년 걸릴 일이었는데, 이제는 아무리 잘해도 10년 이상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의료개혁이라고 얘기하면서 국가 예산으로 언론과 함께 생계형 파시즘을 하고 다니면, 코로나가 4년 걸렸듯이 이 사태가 20년 이상 길어질 수도 있다.

이미 전공의나 학생들이 나가서 엉망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더이상 선택할 만한 것은 없다. 의료개혁이라고 얘기할 정도의 일을 하려면 정치적 변화나 혁신을 주도할 만한 자기 수양이 되어있는 사람들하고 하는 것이지, 생계형 파시즘 기업 대표들하고 하는 것이 아니다. 더이상 쓸데없는 일을 더 벌이지 말고 빨리 정리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아무리 무언가를 해도 결과가 나올 것이 없다.

아직도 내가 저 바보들하고 같은 편인지 알고 있는 가족 회원들이 있는 것 같지만, 나는 그저 소시민일 뿐이라, 다시 어울릴 일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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