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조용해지더니, 이제는 교육부에서 별 의미도 없는 싸움을 하는듯이 연기를 하고 있다. 언론은 저 장단에 맞춰서 또 서울대, 연세대, 국립의대를 차례로 보도하면서 마치 의대생 휴학을 가지고 싸움을 하는듯이 얘기하고 있다. 서울 대형병원들이 국가 전반의 의료체계에서 필수의료나 지역의료보다는 일부 고급서비스의 개발에 기여한 비중이 높고, 지금은 자본의 힘에 의해 필수의료나 지역의료에는 악영향만 미치고 있듯이, 의학교육에 있어 일부 세부적인 분야의 발전에 조금의 기여만 있는 의평원을 가지고도 정치싸움에는 열심히 써먹는다. 자기들 뜻대로 안되니 마지막까지 힘자랑을 한번 해보면서 길들이기를 해보실 기세다.
이번 의대정원 증원을 둘러싼 정치적인 과정의 가장 큰 문제는 세부적인 항목을 조정하는 일을 가지고, 응급실 뺑뺑이와 같은 자극적인 말을 내세우고 의료개혁으로 포장하고, 일부 집단의 이익을 위해 전공의를 내세우고 싸움을 붙이면서 의료체계 전반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료이용 행태가 지나치게 병원 방문이 많고, 특히 대형병원 이용률이 높은 것은 오랜기간에 걸쳐 자리잡은 것으로 건강보험 수가 조정만으로 개선되기 어렵다. 결국 병상제한이나 지역별로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등으로 제도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은 재정 정책 만으로 변화를 유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코로나 이후에 변화의 시기가 되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학교, 병원, 행정, 기업을 가리지 않고 똘똘 뭉쳐서 온 동네를 엉망으로 만들고 다니는 집단들이 있는 한, 제도 변화 없이 재정 투자 만으로 현실의 세부적인 문제의 변화가 다른 영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내가 보기엔 코로나 시기에 나타난 헛바람이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는 거 같은데, 내년 입시도 얼마 안 남았는데 빨리 끝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병상제한이나 건강보험 재정 분리 수준의 일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면, 현재 정책을 추진한 사람들을 과도하게 내세워서도 안된다. 저들은 국가 정책을 무슨 민간 조직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하는 사업처럼 추진했고, 이로 인해 여러 개인과 조직의 변화나 혁신 의지에 방해만 될 것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싸움을 별이면서 서울 대형병원이나 일부 정치 세력의 이익에 방해가 되는 병상제한이나 건강보험 재정 분리와 같은 정책을 막는 것이 목적이었을 것이다. 이번 정책 이후에 기피분야나 지역에서 헌신하는 의사들이 나오게 하려면 정책 목적을 분명히 밝혀서 세부적인 일들과 논리적인 정합성을 가지고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하고, 의료개혁 따위나 내세우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내세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어쩌면 이번에는 건강보험 수가 조정이라는 중간 정도의 정책을 내세우고, 나중에 자신들이 병상제한이나 건강보험 재정 분리같은 정책들을 얘기할 수도 있다.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조금이라도 남들보다 낫게 보이면서 정치경제적으로 주도권을 가지고 가면 살아남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일은 논리적으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추진하면서 여러 힘있는 조직의 반대를 피해갈 수 없지만, 선거에 투표로 심판받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거대한 조직의 이익을 건드리지 않고 적당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인기를 얻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서 국가적인 변화나 혁신의 시기를 놓치면, 개인도 조직도 망하는 길로 간다. 코로나도 감기라는 얘기를 하는 시기는 사람들이 공포에 빠져있는 시기에만 효과가 있고, 그 이후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과 비슷한데, 자본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고, 국가 재정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되지 않으면 국가 전체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
어쨌거나 지금 다른 일들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빨리 끝내야 한다.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싸움만 하면서 이상한 홍보 작전을 쓰고 있다. 저 헛바람이 빨리 빠져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