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이번 의료사태 초기에 의사협회 비대위 홍보위원장이었던 분이 “빵 살땐 3시간 기다리면서 진료대기는 의사 부족 탓으로 하니 필수의료 몰락은 자동”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의료이용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한 것은 해결방법에는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어도 현재 의료제도의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을 정확하게 얘기한 것이지만, 이는 언론에서 잘 다루어지지도 않는다. 개인적으로 의사증원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이분들이 하는 얘기에서 틀린 말은 거의 없다. 의사협회는 직설적이기는 해도 대표단체라 의사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을수가 없고, 최소한 웰빙정치를 하면서 의미도 없는 논쟁이나 여러가지 만들어내면서 하는 일도 없는 전문가 집단보다는 낫다. 좋은 놈, 나쁜 놈이 붙으면 결과라도 나오지만, 이상한 놈이 끼이면 되는 것도 없이 에너지만 낭비한다.
과거에 지역별로 경쟁을 붙이는 것을 비난하고는 하였지만, 요즘 언론에서 집단별로 싸움을 붙이는 행동들을 보고 있으면 독재시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다고 보기 어렵다. 얼마 전에 정치적인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연예인이 자살하기도 했지만, 거기에 대해 자정을 촉구하는 이야기가 별로 나오지도 않았다. 지역별로 경쟁을 붙이던 시절에도 엉터리로 집단 비하를 했었는데, 요즘에 대학, 직업, 성별 등 여러가지로 말을 만들어내시는 중이다. 얼마 전에 한국은행 총재는 부동산 얘기하면서 서울대가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해야 한다고 하더니, 오늘은 이걸 두고 서울대와 연고대가 실행이 어렵다는 기사가 나오고, 이걸 두고 역차별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부인 앞에서 공연을 한 연주자들을 기생이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외국인 비하는 일상이다. 올림픽에서 우승한 선수가 국가대표 협회 운영의 문제를 지적하니, 신발 선택권을 주겠다고 기사를 내던데, 이미 정리할 방법이 없으니 할 얘기가 없는 언론을 통해 기사거리를 만들어주면서 복수를 시작할 것인가 보다 한다. 이 모든 일들이 하는 일도 없이 싸움을 하는듯이 힘자랑으로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들어내면서 웰빙정치로 집단 이익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경제개발과 같은 분명한 문제를 내세우면서 싸움을 붙이고는 했지만, 지금은 아무런 내용이 없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정치 싸움이 생기면 선악이나 진위 논쟁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현실 문제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영역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아무리 복잡한 논쟁을 치열하게 해도 에너지만 낭비하고 아무런 결과가 없을수도 있다. 요즘처럼 웰빙정치로 힘자랑이나 하고 있으면 사회 문제가 더 악화만 될 수도 있는데, 현실적인 일들만 정확하게 추진하고 겉으로는 대충 훌륭하다고 해줘도 될 거 같다. 서울 대학들이 수준이 높으시고, 국회의원이 존경스럽고, 세상의 정보를 전달하는 언론이 힘이 있다고 해주면 되겠다. 뭐가 달라질 일이 있다고.
요즘은 명태균인지 뭐시긴지, 정치인들과 친분을 과시하는 사람이 이런저런 정보들을 흘리면서 힘을 과시하시는 중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별 내용도 없는 기사를 보도하고 있는 언론이 힘을 과시하시는 중이다. 그러나 저런 일로 현실에 뭐가 달라질 것은 없는 거 같은데, 대통령이 바뀌면 뭐가 달라지나. 저런 일로 힘자랑하면서 웰빙정치나 하는 행동들이 없었으면 코로나를 4년 끌고, 이후에 의료개혁이라 써붙이고 희대의 막장 코미디를 하고 있지는 않았을 거 같다. 이제 더 할 것도 없으면 대충 훌륭하다고 해주고 끝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