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사에 ‘배민의 은혜’라는 내용으로 기사가 나왔는데, 배달 앱들이 비싼 수수료에 대한 불만을 달래기 위해 배달비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같은 프랜차이즈임에도 일부 매장에만 할인이 적용되어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가게에는 손님이 줄었다는데, 유사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걸 보고 ‘배민의 은혜’라고 한다고 한다. 과거에도 카카오가 택시 시장을 점유할 때 비슷한 기사들이 나왔던 거 같은데, 특정한 영역에서의 독점적 힘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행동은 어디에서나 나오기 마련이다.
택시에 비해 음식점 영업은 경쟁력이 음식의 맛에서 나오기 때문에 배달 수수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는 어려운데, 요즘은 워낙 프랜차이즈가 많기도 하거니와 저런 식으로 은혜를 입는 매장들이 생기면 그 동네 상권의 질서를 해치면서 프랜차이즈나 배달 플랫폼 회사들이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는데 쓰일 수는 있을 것이다. 기존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음식점들의 이익을 해치면서 특정한 매장이 이익을 가지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프랜차이즈나 배달 플랫폼 회사들이 하는 일도 없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이런 방식은 시장 질서를 해치고, 경쟁력을 떨어뜨려서 해당 지역 상권이 함께 망하는 길로 갈 수도 있다. 별로 맛도 없는 프랜차이즈만 살아남는 것이다.
정치에서는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결국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특정한 과제의 달성 여부에 결과가 달려있다. 정당에 따라 경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슈가 생기면 서로 자신을 따르라고 말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개인이나 조직이 특정한 영역에서의 과제는 달성할 수 있으나 정치적 결과는 권력에 달린 일이지 특정한 사람이나 조직의 능력에 의해 100% 달성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배민의 은혜를 입은(?) 사람이나 조직에게 그다지 도움이 될 것도 없는데, 이번 코로나 시기에 코로나 환자를 진료한 공공병원들이 경영 위기에 처한 현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처음부터 감기 환자를 구분해서 진료하는 것이 비합리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일시적인 이익이 있더라도, 오랜기간 지속되면서 병원 경쟁력이 약화된 것은 당연한 결과인데, 그 시절에 감염 유행 위기시 공공병원의 역할을 강조한 사람들이 공공병원들의 상황을 신경이나 쓰는지 모르겠다.
때로 정치적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조직들이 배민의 은혜와 유사한 일들을 벌이면서 정치적인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듯이, 정치적인 사건에서는 논쟁을 벌이면서 집단으로 뭉쳐서 행동하면서 세력을 확장하려하기 마련이다. 논리적인 성과가 나타나면 그것으로 어느정도 정리가 될 수 있겠으나, 결과는 없이 논쟁만 지속되면 기존 질서만 해치면서 난장판으로 갈 수도 있다. 웰빙정치는 정치적인 일은 하지 않으면서 어떤 사람이나 조직을 내세워서 기존 질서를 해치고, 자신들의 영향력만을 확장하려 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코로나 시기에 쓸데없는 글을 썼더니 별의별 일들이 다 있었지만, 배민의 은혜인지 지랄인지를 주위 사람들이 겪는 거 같기도 하다. 요즘은 의사들을 비난하는 것이 유행인지,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의사하겠다고 온갖 사소한 일들로 꼬투리를 잡아 묻는 일들이 일상이지만, 웰빙정치하는 애들 말을 그대로 옮기면서 수입이 많은 동네병원들을 잡아내는 방법을 묻는 사람도 있었다. 웰빙정치하는 애들을 욕을 좀 했더니,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가족 중 한쪽은 배민의 은혜, 한쪽은 배민의 지랄을 겪기도 하는 거 같던데, 어차피 방법은 없고, 자기 일은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다. 배민의 은혜든 지랄이든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자신의 생각에 따라 행동하고 결과는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예전 오미크론 이후에 한참 글을 쓰고 있을 때, 길거리에 신천지 교회에서 전단지를 나누어주기도 하고, 기차를 타러 갔더니 역에서 전광훈 목사가 내리기도 하던데, 얼마 전에 초등학교에서 아들의 연말 학예회 공연을 보러 오라고 해서 갔더니, 어떤 아저씨가 공연하고 나오는 아이들에게 ‘잘한다, 잘한다.’ 이러고 있다. 애들 표정은 이 아저씨 머지 하면서 있어서 역시나 애들은 신경쓰지 않는구나 싶다. 그런데 산책하러 동네에 나갔더니 촌동네에 K-pop 스타 댄스 학원 전단지를 준다. 아이고 머리야. 토하겠다. 요새 자기들끼리 또 싸우고 있구나 싶다.
아직도 저 부질없는 사태를 정리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나, 이 상황에 방송에 나와서 쓸데없는 의료광고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있으면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배민의 은혜든 지랄이든 하든지 말든지. 무슨 행동을 하든지 의료체계 내에서 질서가 바로서야 이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데, 너도나도 웰빙정치를 하면서 배민을 해보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정리를 분명히 하고 끝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