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일에나 전념해야

by 배상근

코로나 시기에 언론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들어가며, 방역 정책에 대한 옹호와 비판을 섞으면서 방역 산업을 홍보하고 다녔다. 그러나 감염 유행 시기에 집단적인 공포심이 극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언론은 일시적인 집단 공포를 없애기 위한 직접적인 행동은 별로 한 적이 없다. 이는 전문가 집단이나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인데, 초기 대구 시기를 제외하면 위기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은 없었는데 국가의 공식적인 의사결정이 방역정책을 옹호하고 유지하는 방향으로 되니, 이에 따라가는 방향으로 행동이 나타났다. 방역 정책과 이에 기반하는 산업이 생겨날수록 정치경제적인 이익이 커지는데, 여러 분야에서 노골적인 행동들만 더 심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감염 유행을 관리하는 것은 단순하면서도 집단적인 일을 익히는 경험이 되는데, 피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서 정신없이 하다보면 시간이 지나 끝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해야하는 일은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익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코로나가 감기라고 얘기하고 다니는 것과 같이, 집단적인 변화 상황에서 행동하면서 비난을 받는 것도 분명하게 경험할 수 있는데, 이런 일을 피해갈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치 의제를 시장에 상품 팔듯이 꾸며대는 것은 이러한 일들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행동을 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감염 유행은 기본적인 업무를 통해 정치적인 일을 처리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정도로 볼 수 있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집단적인 일을 하다 보면 학연, 혈연, 지연 등으로 묶어서 조직하는 것을 잘하는 우리나라에서 조직 내부에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특정한 사람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는 경우도 있다. 어떤 일을 굉장히 잘하는 분에 대해서 함께 일하는 여성과의 스캔들을 퍼뜨리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어차피 카더라 통신이기 때문에 진실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웃기는 것은 같이 일하는 여성의 집단에서도 말이 나오고, 일을 잘하는 분이 소속된 집단에서도 동일한 말들이 떠돈다. 쟤들 서로 싸우는 애들 아니었나. 아무리봐도 한참 일하고 있는 분들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데, 저런 일들이 진행되면 여러 사람들이 피해를 보나 싶다. 집단으로 진행되는 일들을 편가르기, 영웅놀이, 마녀사냥 등의 선전선동이나 헛소문으로 막는 방법들이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일들이 전문 영역별로 일어나면 학연, 혈연, 지연이 전문 영역별 지식과 연계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코로나가 한참 진행되던 시기에 수입이 많은 개인 의원들을 잡아낼 수 있다고 하던 사람도 있었고, 어떤 사람은 특정 국가나 정당을 비난하기도 한다. 그나마 서울이 아니니 지연은 나타날 것이 없는데, 자기 전문 분야가 있는 사람들이 고등학교 출신을 얘기하면서 치고받는 것을 보면 참 할일이 없어서 심심하구나 싶다. 이런 일로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진 정치 상황에 맞게 공공-민간 따위의 이론적인 구분을 만들고 집단 논쟁을 붙이면서 각각의 직장에서 세부적인 기준에 맞게 성과라는 듯이 일을 진행하면 이것이 웰빙정치이고, 생계형 파시즘이다. 코로나가 감기라고 해야 공포심이 낮아지고, 진료권별로 작은 일들이 진행되어야 의료체계 문제도 합리적으로 조정이 되지만, 저런 방식으로 세부적인 기준을 강조하면 현실에서 개인이나 기관의 행동 변화를 막게 된다. 직장에 일을 하러 온 것인지, 놀러 온 것인지 알 수 없다. 직장에 갈 때마다 비슷한 일들로 힘들어하는 가족도 있는데, 어쨌거나 권력에 붙어사는 찌질이들의 행동에 적응을 해야 한다.

한참 코로나가 진행되던 시기에 과거 군시절 감염관리하던 일들을 얘기하면서 나를 반항아 취급하던 사람도 있었는데, 요상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든지 말든지 하는 일이 분명하게 있으면 얼마든지 같이 일할 수 있고 신경쓰지도 않는다. 코로나 시기부터 대규모 의대증원을 얘기하는 지금까지 언론이나 대학, 정부까지 온갖 지식과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 문제에 대응하는 행동이 없는 것이 문제이지 자신들 홍보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어차피 저런 행동은 막을 방법이 없는데, 조직 내에서 특정 기능을 배우는 것 정도까지는 몰라도 그 다음은 자기가 알아서 능력을 키우는 것이고, 무능력에 누가 도와줄 방법이 있을 수가 없다. 공적인 영역에 하는 일은 없어도 자본주의 사회에 자신들의 능력을 홍보하는 것은 기가 막히게 하는데, 덕분에 모르던 분야들을 잘 경험했다. 그러나 너무 하는 일이 없어서 선전선동을 하든지 말든지 점점 무관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인 힘은 정치인들이 행동해야 생기고, 현실 변화의 동력은 여러 사람들이 행동하면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교수들이 이론을 이야기하고 언론사가 말이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자원을 쓰는 것이고, 움직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의대정원 증원에서 시작된 의료정책은 정치인들이 진행하고 있는 것이지, 일부 전문가 집단이 밀어부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정책을 적극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대통령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전문가 집단은 양쪽 정치권에 붙어서 자신들이 한다는 듯이 말만 꾸며내고 있는데, 일부 집단은 진행 상황에 따라 철저하게 자신들이 소속된 조직의 기반에 맞게 행동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이 이야기한 정책을 옹호하는 것은 내용이 없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정책 내용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자신들의 지식 자랑만 하면서 헛소리만 늘어놓는 것을 긍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 코로나 시기나 이번 의료정책이나 자신들의 행동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고, 정치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입장에 맞게 필요한 지식을 이야기하는 것 외에 하는 일이 뭐가 있는지를 모르겠다.

이번 일이 이렇게 진행된 것은 복지부나 전문가 집단의 무능이지, 정치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 이후의 방역장사와 여기저기서 나타난 공포마케팅으로 인한 사회의 혼란도 정리되고 있지만, 현실 속 정치인들의 행동이 문제라기 보다는 권력과 돈에 의해 모여서 웰빙정치하는 집단들이 무능해서 사회의 변화를 막은 것이 문제이다. 멀쩡한 연예인도 자살하게 만드는 언론이나, 지식이나 자랑하면서 사회 변화를 얘기하지 못하는 전문가 집단이나, 자신들 제품은 훌륭하다고 끝까지 홍보를 하고 있는 기업이나,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어쨌거나 행동에 의해 어떤 일이 진행되어야 변화가 나타나서 문제들이 정리가 된다. 정부 재정 투입이나 건강보험 수가 조정 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나타날 것은 분명하다. 전공의나 학생들도 나와서 의견을 얘기할 것이었으면, 의료분쟁 조정하는 국가 보험제도를 만든다든지, 의료광고를 금지한다는지, 더 과감한 주장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진행하고 있는 것이고, 지금까지 보았듯이 성과가 있을만한 일들을 주장했으면 정치권에서 받아들였을 것이다. 2000명을 주장한 뒤에, 증원 축소도 주장하고 세부항목들을 연이어 얘기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복지부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선거에 대놓고 경쟁을 붙인 것은 대통령이었고 이를 비난할 명분은 없다. 어쨌거나 공적인 일이 진행이 되면 결과는 사람들의 능력에 따라 나타날 것이고, 상황에 따라 권력 추구를 하든 돈벌이를 하든 이는 막을수도 없고, 하기 나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행동으로 보면 전혀 기대가 없다.


아마도 전공의나 학생들이 돌아오는 것이 코로나부터 시작된 의료 사태에서 남은 일인데,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전공의 대표들이 정책에 관련하여 추가로 의견을 주장하든 아니든 관계없이 자신의 일은 알아서 판단을 해야 한다. 일을 1년간이나 중단하면서 정치적인 주장을 지속하는 경우는 없고, 일을 하면서도 이러한 주장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사람은 말하는 내용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게 마련이고, 행동하는 대로 판단해야 한다. 같은 사람도 비슷한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할 수도 있고,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도 생각과 다르게 행동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은 자기 일에나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이다. 이제는 이번 의료 사태와 관련하여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보이는대로 판단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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