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정치의 폐해

by 배상근

정치 홍보 문제

기업은 시장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일에 따라 위계를 철저히 구분하고,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이 나타난다. 조직 내부에서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핵심 가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임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든 노동조합이든 학교든 모두 소속된 조직의 홍보를 위해 특정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신들의 기반이 되는 지식이나 활동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명시적이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합의될 수 있는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조직 내부나 외부에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나 이미지는 권력을 집중시키는 도구이고, 정치적인 의사결정이든 시장에서의 이익 추구이든 현실의 움직임과 연결되지 못하면 어디에서나 개인의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변화나 혁신을 가로막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일들이 사람들이 자유롭게 행동하면서 변화를 일으키고, 경험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것을 가로막는 방향으로 작용하면 조직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

여러 분야에서 정치적인 의사결정이 정치경제적 이익과 연결되는 것은 피할 수 없고, 영향력이 커질수록 공적인 일은 엄격하게 운영을 해야 한다. 그러나 다양한 가치를 반영해야 하는 공공기관은 돈을 다루는 기업이나 전문기관들과 달리, 눈에 보이는 특정한 기준을 가지고 의사결정이 진행될 수는 없다. 공식적으로 합리적인 과정들이 어느정도 정당화시켜주기는 하지만, 결과는 의사결정자의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이를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때로는 갈등도 사회 변화의 동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데, 이런 행동은 정해진 기준이 있을 수가 없다.


조직의 이미지 만들기

언론을 통해 눈에 보이는 이슈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정치적 세력의 확대나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정치적 행동을 하고 집단이 형성되면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이미지를 만들기 마련이다. 자신들의 핵심 가치나 활동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거대 조직은 자신들만 따르면 모든 것이 다 될 것처럼 이미지를 만들기도 하고, 작은 조직은 자신들의 핵심적인 일에 적합하도록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조직 내부를 통제하거나 외부 홍보용으로 쓰이는 것이지, 직접적으로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일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에나 조직에나 도움이 안되는데, 사람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여러 일들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악영향이 생기게 된다. 어떤 사람이라도 현실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다루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현실과 동떨어진 이미지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이러한 행동을 가로막는 일이다. 때로는 특정한 지식도 담론이라는 그럴듯한 이야기로 만들어 이러한 행동을 뒷받침하기도 한다. 체계이론을 다루면서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기존에 만들어진 사회 구조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현재의 기능을 강조하면서 과거의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얘기할 수도 있지만, 위기 상황과 같은 외부 환경 변화나 대표자의 리더십에 의해 집단적인 변화가 시도될 경우에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정반대되는 이야기로 불편함을 강조하면서 개인의 자유로운 행동에 방해가 되는 듯이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보수 꼴통이거나 민주주의를 가장한 파시즘으로 가는데, 요즘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학력이 높은지, 기업이고 노동조합이고 대학이고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이 소속된 집단에 유리한대로 이야기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누구나 다한다.

집단적인 이야기나 이미지를 만들어내면 특정한 기준을 강조하게 되는데, 현실의 움직임과 연결되지 못하면 여러가지 방법으로 폐해가 나타난다. 최근 보건 문제를 강조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고, 환경 문제를 제기하면서 위험성을 강조하지만, 위험만 강조하고 방법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을 이야기하고, 배달 노동자들의 고용 조건을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법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의사가 진단을 하고 처방을 하고 나면 그 이후는 환자의 노력에 달려있듯이, 국가 제도로써 일정 부문은 다룰 수 있지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만들어 시장을 키우기도 하지만, 해결방법이 없는 논쟁을 만들어 정치적으로 특정 집단을 비판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가끔 그냥 방법이 없는 문제들을 언론을 통해 이슈로 만들어 현실 문제를 덮는 데 사용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이런 현상들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때로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로 자신들의 조직 홍보를 하기도 한다. 스포츠 용품 회사가 'Just do it' 을 얘기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행동하면서 변화하고 혁신하기 마련이고, 이를 어떤 조직의 특성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 어떤 조직은 엄격한 이미지가 있는데, 공적인 일에는 외부 일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필요하지만, 공적인 일에도 변화하고 혁신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조직의 이미지를 만들어놓고 일부 사람들의 뜻에 어긋나면 행동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이 이미지로 기준을 만들어 조직 내부에서 비난을 하는데 쓰기도 한다. 이런 경직된 행동이 사회로 확장되면 편가르기, 영웅놀이, 마녀사냥에 쓰이면서 사람들의 자유로운 행동에서 나오는 변화를 막게 된다. 현실의 행동이나 움직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과거에는 이런 일들이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친밀한 조직에서 생겼지만, 지금은 생계를 함께하는 분야별 전문 조직에 의해서 주로 나타나는데, 오히려 자기 분야만 신경쓰고 책임성이 낮아 악영향이 더 심각하다. 어쨌거나 외부에 의해 내부 조직의 업무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면 공식적인 기관 내부의 질서를 저해할 수 있다. 대체로 특정한 분야의 기능을 포괄적으로 익히는 데에는 아무리 길어도 10여 년이면 될 것인데 이후에는 여러가지 일들에 참여하면서 소속된 조직이나 사회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집단적인 방식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이미지나 이야기를 만들어 특정 집단의 정치적 결속을 강화하는 것은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가로막고 소속된 기관의 공식적인 업무도 방해하게 된다. 특히 이런 일들이 세대별 갈등으로 이어지게 되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의료 분야에서는 공공-민간으로 구분하여 현재의 정당구조나 집단에 맞춰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더라도, 현실의 진료권별로 나타나는 움직임을 설명하지 않으면, 이는 이미지를 활용한 집단 홍보이지, 공적인 행동과는 거리가 멀다. 코로나 시기에 프레임을 만들고 사회를 통제한 것도 동일한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 이슈를 만들어 사회에서 집단으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막는 동안에, 기업은 만들어진 시장에서 상품을 팔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거나, 사회의 여러 집단들도 사회에서 나타난 움직임들을 받아들여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려 한다. 사회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라면 몰라도,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곳에 이미지를 만들어내서 권력을 주면 쓸데없는 싸움만 하면서 시간과 자원만 낭비한다.


언론을 통한 권위주의의 활용

지난 정부에서 쉐도우 캐비닛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전문가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썼었고, 소득 기반 성장을 포함한 여러 정책 전반에서 추진력을 얻기 위해 얘기하고는 했다. 언론에서는 수시로 유명인을 내세워 특정한 관점을 강조하기도 하고, 요즘은 연예인들도 자기네들 홍보에 '선한 영향력'이라는 정치 관념에 가까운 얘기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행동 변화와 연결되지 못하는 한, 저런 자원 낭비는 조직 내부나 사회 어디에도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하기야 현재 상황은 대놓고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얘기하고 세부 항목별 예산을 늘어놓아서 생계형 파시즘 집단을 연합하는 기술을 보고있는 중이다. 이미 1년은 포기해야 하고, 어차피 늘어난 정원은 줄이게 될 것이 뻔한 수순이니 자기네들 뜻대로 끝까지 해보겠다는 것이다. 막바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정치권에 일하는 사람이 나와서는 대통령과의 통화기록이 2000장이 있다고 하지를 않나, 야당은 탄핵을 들먹이며 대통령을 공격하는 중이시다. 하는 일은 조금도 없는 애들이 파시즘으로 연합해서 대동단결이다.

지금은 대통령이나 여당이 개혁까지는 몰라도 온건하게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고는 있다고 본다. 출산율 0.5를 만들어내고 있는 집단들이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내세우고 뒤로는 파시즘으로 뭉쳐서는 난리를 치고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언론은 파시즘 연합의 도구인데, 자기네들 힘자랑한다고 대통령 지지율을 시기별로 발표하는 것을 보면 코미디가 따로 없다. 누가 그걸 신경이나 쓰나. 대통령 바뀐다고 달라질 것이 하나도 없는데.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들한테 쓸데없이 권력을 집중시켜주는 것은 자원 낭비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집단주의가 강하고, 자본주의가 발달되어 홍보전략이 난무하는 나라에서는 돈이나 시간의 낭비로 끝나지 않는다. 세대별 갈등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은 우연이 아닌데, 본인들의 상태를 잘 한번 돌아봐야 한다.

어쨌거나 지금은 자기네들만의 싸움은 그냥 하라고 놔두고 작은 일이라도 과감하게 진행하는 것이 낫다. 하는 일도 없이 지식 자랑을 하고 있어도 웬만하면 귀찮아서 대충 훌륭하다고 해주는데, 저게 도대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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