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일을 익히는 데 있어, 아무리 다른 사람에게서 여러가지를 듣더라도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보다 못하다. 또한, 일에 따라,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능숙하게 하게 되기까지는 반복적으로 하면서 익히는 수밖에 없다. 지식은 과거의 경험에서 나온 것들을 정리해놓은 것이지만, 어떤 일에 필요한 부분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지식으로 다룰 수 없는 것들도 많다. 운동이나 예술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일은 재능이 없으면 비슷하게 배우고 최선을 다해도 결과에 차이는 분명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운동이나 예술과 같이 만들어진 조건 하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누구라도 어떤 일을 통해 특정한 기능을 익힌 다음에는 현실에 무한히 나타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자유롭게 다루면서 자신의 인생을 살게 마련이다.
의료처럼 사회에서 필수적인 기능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기대되는 윤리적 수준도 높고 보수적인 수련과정에서 특정한 일을 명확하게 익히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일들은 대부분의 조직에서 나타나서 직장에 따라 능력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운좋게 선배를 잘 만나면 조직에서 요구되는 것 이상의 일들을 배울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분야라도 그 이후에는 자기가 하기 나름이고, 하는 일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요즘은 전문 분야별로 영역을 보호하겠다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벽을 세우고는 하지만, 어떤 분야라도 여러가지 일들을 다루도록 해야 사람들이 역량이 올라가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자기가 하는 일과 별 관련도 없는 부분에 돈이나 권력만 좇아가는 것은 자신이나 조직을 스스로 망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어느순간부터인지 사회적 사건이 생기면 특정한 집단들의 관점에서만 기사를 내는 것처럼 보인다. 주요 언론사들의 시스템이 망가진 것은 아니라, 문제가 제기된 사건들과 관련하여 필요한 의견들이 나오기는 하는데, 철저하게 자신들을 후원하는 권력기관이나 기업의 이익에 충실하게 기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사건에는 양쪽에서 내세우는 표면적 의견이나 내세우면서 현상에 관련된 다양한 얘기는 하지 않기도, 손쉬운 방법을 얘기하기보다는 기업들이 좋아할만한 돈이 들거나 개인별로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을 홍보하는 데 써먹기도 한다. 이를 통해 문제를 가리기도 하지만, 결국은 자신들을 후원하는 권력기관, 조직들을 홍보하는 데 쓰이면서, 사회의 자연스러운 변화와 발전을 막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게다가 고학력 사회가 되어서인지 전문 분야별로 상세한 기사들은 나오는데, 사람들의 변화나 움직임들을 잘 잡아내는 것 같지는 않다. 지식은 과거에 나타났던 일들을 종합해놓은 것이고, 현실에 행동으로 나타나는 움직임들은 지식으로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언론사의 기사들은 현실에 나타나는 사건들을 보여주는 것인데, 현실의 움직임들을 잡아내는 것은 오로지 기자의 경험과 역량에 달려있다. 운동선수나 예술가들이 사람에 따라 개성이 뚜렷하듯이, 기자에 따라 특정한 움직임들을 잘 잡아낼 수 있을텐데, 이는 학력이나 지식의 탁월함과는 별 관계가 없다. 오로지 그 기자의 직업적 경험에서 만들어진 행동 수준에 달려있을 것인데, 요즘은 도무지 읽을만한 기사가 별로 안보인다.
때때로 개별 기자들은 권력과 자본에 붙어서 온갖 선전선동을 일삼는다. 권력이든 기업이든 자신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들어주게 되지만, 없는 문제도 이슈로 만들어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집단을 공격하는 데 써먹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치적인 힘도 함께 연결되기 마련인데, 이때 주로 써먹는 방법이 편가르기, 영웅놀이, 마녀사냥 등과 관련된 겁주기이다. 코로나 시기에 주로 나타났던 사건들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요즘은 경제 불황 시기가 이어지니 이런 행동들이 그대로 이어져서 사건사고가 나타날 때마다 문제 해결방법은 이야기하지 않고 겁만 주면서 수요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
한참 코로나 관련 글을 쓰고 있을 때는 나같은 소시민에게도 이상한 위협들이 있기도 하였다. 개인적으로 쓰는 애플 계정이 있는데, 여기에 연결해서 나중에 아들이 컴퓨터 공부하는 데 쓰라고 아들 이름으로 별도 계정을 하나 더 만들어둔 일이 있다. 그런데 한참 코로나 관련 글을 쓰고 있던 시절에, 주요 언론사의 어떤 기자가 한동안 동일한 이름으로 메일 주소를 쓴 일도 있다. 개인 클라우드 계정에 저장된 파일은 나도 모르게 특정한 프로젝트와 관련된 파일만 지워지기도 한다. 회사 영업사원들이 한 몸인지, 카드 회사에서는 도서관에 들어가든가, 집에 들어가든가 글을 쓰기 시작하는 시기만 되면 전화가 온다. 코로나로 건강 위협을 하듯이, 요즘도 휴대폰이나 아파트의 해킹 위험을 전하면서 정보통신 회사들의 수요를 창출하려고 하던데, 요새 개인 휴대폰이나 컴퓨터에 수시로 알림이 오는 것은 일상일 것이다. 요즘은 온 동네에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권력과 돈으로 뭉치면 쓸데없는 일에도 전력을 다할 수 있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나한테 언제 이런 일이 다시 있겠나 싶어서 몇가지는 저장해놓기도 하였는데, 요즘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
요즘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사회 구조에서 배달서비스가 늘어나는 것보다는 젊은 시절이나 일시적으로 단순하게 돈을 벌기에는 용이해도 장기간 근무하기에 적절한 일로 보기는 어렵다. 과거에는 가게에서 배달을 하면서 일을 배워서 자신의 가게를 차리는 방향으로 갈 수 있지만, 배달 서비스만 하면서 다른 일을 배우기는 어렵다. 언론에 기껏 나오는 얘기는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인데, 애초에 기사로 나올 필요가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봐도 별다른 내용은 없고 하는 일도 없이 돈을 버는 플랫폼 기업들의 홍보용 기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도무지 기자들의 수준이 떨어진 것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알 수가 없는데, 과거에는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내용들이 안에 있었지만 요즘은 사소한 사건들도 내용도 없이 문제는 가리면서 집단 싸움에는 잘도 써먹는다.
요즘은 연대를 표방하는 노동조합도 자신들끼리 등급을 구분하고 내부 일이든 외부 일이든 영업을 하는 것이 일상이고, 대학 교수들도 지식을 내세우면서 결국은 자기 분야의 홍보를 한다. 관건은 이런 일들이 현실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행동과 연결되어 있는가인데, 근래에 집단적인 변화에 나타나는 사람들의 반대에 저항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정책인데, 의대정원 증원 2000명을 얘기하고 정치적인 동력이 생기니 모든 사람들이 세부 분야에서 자기들이 더 잘한다는 얘기만 하고 아무도 반대가 나타날 만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언론은 여기에다 대놓고 세부 분야마다 문제를 만들고 수요를 창출하면서 여기저기 공격하는 중이다. 결국 힘빼기 작전을 시행한 후에 자기네들이 지지하는 조직이 조금은 더 나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줄 모양이다.
야당의 대표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있다. 한쪽은 정의 실현이고 한쪽은 민주주의 파괴다. 누가봐도 이미지 정치를 전환할 기회인데, 선거 때마다 민심을 운운하듯이 언론사에서 대통령이나 정치인 비난이나 하면서 헛소리를 시전하시는 중이다. 의사가 질병을 치료해도 이후에 환자 행동이 변화하지 않으면 다시 재발하듯이, 대통령이 검사 출신으로 사법 질서는 바로잡을 수 있어도, 사회에서 사람들의 행동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대통령 갈아치우는 일로 자신들의 능력을 증명하려 하는 언론사나 영업사원들은 사회 변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미디어 사업 영업을 하는데, 무슨 코미디가 따로 없다.
언론이 하는 일이 없으면 유튜브가 된다. 현상을 보고 자기 관점에서 보도하지 않으면 현실에 나타나는 작은 움직임도 얘기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사회 내에서 소통을 일으키지도 못하는데 이는 언론으로써 가치가 없다. 한 분야의 전문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유튜브와 달리 기자들이 가지는 장점은 현실의 여러 정보를 접할 수 있어서 사람들의 변화와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찾아서 보도하지 못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데, 돈이나 권력에 휘둘려서 자신의 능력을 키우지 못하면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러고 있으니 연예인 써먹기나 하고 유튜브 비난이나 한다. 유튜브가 언론사와 하는 일이 같을 수가 있나.
얼마 전에 아들 학교 단체 공연에서 학교 직원도 아닌 이상한 아저씨가 애들 공연에 '잘한다, 잘한다'하는 식으로 이슈가 커지면 방송, 인터넷, 휴대폰 등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는 일들도 일상인데, 온동네 영업사원들이 연합한 결과이다. 언론, 대학, 전문가 집단, 공무원 모두가 공범인데, '잘한다, 잘한다' 하는 영업사원의 목소리가 쟤들한테 하는 얘기같다. 하는 일도 없는 방역에 공짜 자금이 풀려서 돈을 엄청 벌었는데, 마지막까지 저러고 있으니 참으로 좋아할 거 같다.
지금까지 정치인 비난도 했지만,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앞에 나서서 행동하는 정치인들이 더 고생인 거 같다. 언론이고 대학이고 공무원이고 하는 일도 없이 지 잘났다는 얘기만 하고 있으면 대충 훌륭하다고 해줘라. '잘한다, 잘한다'
더 할 일이 없으면 의협하고 대충 합의하고 끝내는 것 외에 뭐가 남아있는지 모르겠는데, 집단적인 일은 논리가 분명해서 보이는 것이 전부이고, 어차피 지나갈 일에 자기 할 일이나 하러 가면 될 것이다. 정치인들이 괜히 있는 줄 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