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역사가 말해줄 것이다

by 배상근

애초부터 예상은 되었지만, 대통령에서 시작된 정치 기술(?)인지 내란(?)인지 모를 계엄 사태에 난장판이 되고 있다. 야당은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자신들을 안 따르면 역사의 반역자라는 얘기를 하면서 사람들을 동원하고 있고, 여당은 계엄까지 옹호하면서 대통령을 방어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면서도 탄핵을 시킬 수도 없고, 마지못해 따라가고 있다. 야당은 정부의 정치과정에서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집단의 수장들을 모아서 민주주의를 가장한 자본주의 생계형 파시즘을 시전하고 있었는데, 대통령의 돌발행동에 자기네들 치부를 다 보여주고 있는데, 정치라 할만한 행동도, 변화도 조금도 없다.

코로나 이후 뉴스거리가 줄었던 언론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군대고 국정원이고 온갖 사람들을 찾아내면서 인터뷰를 내보내고 있다. 국가 정보기관과 군대에서 인사조치된 이후에 억울하다는 듯이 유튜브 인터뷰를 하고, 기자에 얘기들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뉴진스가 하이브하고 싸우던 일들이 생각이 난다. 팬들에게 음반과 굿즈 사재기 시키면서 재능있는 애들을 모아서 외국에 돈벌이하는 음반 기업들이 벌이는 되도안한 싸움에도 이야기를 열심히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나라 언론이 하는 일인데, 고위직 관료들이 인사조치되었다고 저런 데 나와서 미주알 고주알 떠들고 있는 것을 보니 국가기관 기강도 개판인 것이 드러나고 있다. 재난사고 작업을 하다가 사망한 병사에 대해서도 온갖 기사를 만들어서 군대 기강을 개판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 언론 수준인데, 민주주의 수호라는 명목까지 덧붙여지니 하는 일도 없는 애들도 K-pop 스타로 만들어서 자기네들 세력의 권익 수호에 쓰는 일이야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인기로 먹고사는 연예인이 아니라 3성 장군이나 국정원 차장과 같은 국가기관의 고위직이 저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공적인 일들이 그런 방식으로 진행될 수는 없다. 코로나 이후에 넷플릭스와 디즈니와 같은 OTT 업체에서 대규모 자본으로 출연료를 올리니, 국내 영화나 드라마 시장이 망가지고 다양성도 사라지고 수준도 떨어지듯이, 대규모 자본이 휘두르는 데 따라가면 기본적인 터전이 다 망가지는 수가 있다. 요즘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요에 노동요(?)도 방송에 볼 내용도 없지만 사회도 엉망인데, 이는 불나방처럼 권력과 자본에 따라가는 언론, 여기에 붙어서 자기네들의 이권을 수호하려 앞장섰던 일부 힘있는 특정 집단, 여기에 별다른 의식없이 여러 사람들이 동조하면서 사회 기반이 무너진 결과이다. 힘있는 권력이나 자본에 따라가면서 자원을 다 써먹고 나니, 여러 분야의 기반이 되는 공적인 영역이 무너지면서 갈수록 기본적인 수준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적인 일을 하게 되면 사람들의 환호와 칭찬을 받는 것이 아니라, 비난을 받거나 무시를 당할 수도 있다. 결과가 나올만한 시점이 되면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면서 자신들도 그 열매를 가져가려 하기 마련이고, 기업처럼 그 열매를 자신들이 가져가기 위해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정치 영역에서도 K-pop 스타를 만들어서 사건만 생기면 남들이 해놓은 것을 서로 자신들이 한 것처럼 쇼를 하고 다니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주요 원인은 야당에 있다. 정치인들이 동조하지 않는 한, 공적인 영역에서 K-pop 스타 놀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여당은 보수 정당이라 이념상 일부 사람을 스타로 만들어서 하는 정치를 하기는 어렵고, 야당은 진보적 의제가 생겼을 때 이를 이끌고 나갈만한 사람이 필요할 수는 있는데, 행동으로 아무것도 입증되지 않은 사람들을 특정 이슈가 생길때마다 내세우는데, 자신과 소속된 조직의 이권에 충실하게 행동하니 정치가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 언론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 사건이 생길 때마다 온갖 자극적인 말들을 얘기하면서 권력과 자본에 자신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정부나 정치권을 우습게 생각한다. 요즘은 통신기술이 발달해서 정보를 숨기기가 어려운데, 여기저기 기사만 쓰게 되면 대통령이고 정부고 기업이고 자신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애들이 지금 우리나라 언론사 기자들 수준인데, 이런 일들이 가능한 이유는 여기에 동조한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의 주요 원인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속화시킨 요인 중의 하나로 코로나 사태를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감염병 집단 유행은 일시적으로 혼란이 생길 수는 있어도 함께 경험하기 때문에 이후에 이를 사회적으로 전환하는 기회가 된다. 본의아니게 이런 일들을 짧게 경험할 기회가 있었지만, 끝나고 나면 자기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 것처럼 피해가거나 다시 권력이나 자본에 붙어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으려 하기도 하지만, 감염 유행은 집단으로 나타나는 결과를 숨길 수가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이후에 공적인 의사결정에서 원칙이 서는 계기가 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 쓸데없는 일에 대규모 자본이 투자된 것이 아직도 이를 전환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고, 유사한 공포마케팅과 홍보 전략이 퍼진 것이 문제를 만들고 있으나, 아무런 결과가 없는 일들이 더 지속되기는 어렵다.

정치권이나 정부에서는 이번 계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은 여러 구조적인 개혁 과제들을 진행하기 위해 권력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기는 한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원래 아무것도 안하던 사람들이 K-pop 스타가 되어서 정치적인 행동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소한 필요한 일들에 공식적 권한을 집중하는 대통령이나 여당을, 사건마다 자본주의 생계형 파시즘에 필요한 K-pop 스타를 만들어내는 언론이나 야당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권력을 집중시켜준다고 그 사람이 정치적 변화나 혁신을 해내는 것은 아니다. 감염 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이면 자동으로 권력이 집중되고, 할 놈은 알아서 하듯이, 권력을 아무리 집중시켜줘도 사람은 자기의 수준대로 행동하기 마련이다. 필수의료와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얘기하고 나서는, 야당에 국회의원으로 가서 온갖 세부 과제들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 사람이 정치적 변화나 혁신에 필요한 행동을 직접 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대학원 석사 정도면 다 알만한 얘기를 자기네들끼리 뭉쳐서 권력과 자본이 움직이는대로 차례차례 얘기만 하고 있다.

올해 초에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얘기한 시기였으면, 병상제한이나 건강보험 재정 분리 등 과감한 과제들을 추진하는 것이 맞았다고 본다. 의료개혁이라고 얘기했으면 그에 걸맞은 얘기를 해야 하는데, 어중간하게 얘기하니 자신들의 이권을 보호하겠다고 대형병원들이 난리를 치고 다닌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 정책이 바뀔만한 시기가 되었고, 이미 지역병원에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병상제한이나 건강보험 재정 분리 등의 과제를 진행할 명분도 애매하고, 세부 과제를 진행하는데 자원을 집중시킬 이유가 없다. 쓸데없이 관심을 집중시키면 자본주의 파시즘 집단이 뒤로 온갖 난리를 치고 다닐 것이다. 필수의료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의료사고에 대한 공적 보험기관 운영인데, 이는 내세울 수 있겠으나 나머지 세부과제는 국가가 조직으로 하는 일도 아니고, 권한과 자원을 집중해서 홍보 전략을 쓰면서 내세우는 것이 결과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


글을 쓰다보니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인터뷰가 나오고 있는데, 한마디로 할 말이 없다. 하는 행동이 있어야 기록도 할 것이 있지. 야당이나 언론은 말만 많지, 하는 행동이 없는데, 대통령의 이번 계엄 시도는 역사가 결과로 말해줄 것이다. 이후에 나타난 현상들로 보면 도저히 평가가 불가능하다.

하기야 코로나와 관련된 내용을 제외하면, 나도 하는 행동이 없다. 근데 난 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이미 코로나와 관련된 일은 시작을 하였으니, 관련된 내용을 기록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곧 끝날 것이고, 나도 해방인데, 저 바보들하고 다시 어울릴 일은 없다. 아이고 귀찮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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