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들이 역사에 기록되고 평가될 것이다

by 배상근

어제 대통령 얘기를 다시 보니, 국정책임자로서 계엄을 시도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나같은 사람에게는 자고 일어나니 계엄이 끝난 상황인데, 이유도 애매하고 결과도 이상하다. 그러나 누가봐도 계엄이 나타난 직접적인 사건은 최근에 야당이 내년도 예산에서 주요 예산을 모조리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부 예산안 심사하면서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는데, 근래에 정치가 사업처럼 보여져서 사람들이 둔감해졌는지 보도도 안 나오는데, 이는 국가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일이다. 고위직 공무원 출신인 대통령이 계엄까지 생각할 정도의 사건은 이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알기도 어렵고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사실이다.


언론사의 수준 저하

그런데 탄핵이 진행되기까지 언론사의 보도는 참으로 가관이다. 누가봐도 계엄이 나타난 가장 큰 배경은 야당이 국가 예산을 다 잘랐기 때문인데, 계엄으로 누구를 체포하려했니, 선관위 압수수색을 했니, 누구가 목표였다는 하는 얘기를 하면서, 현실에서 나타난 문제에는 관심도 없고, 싸움만 붙이면서 자극적인 기사만 보도하고 있다. 어차피 시간지나면 드러날 일들인데, 그런 것들을 사람들이 상세하게 알아야하나. 민주주의 파괴라는 얘기를 붙이니 야당과 함께 대동단결인데, 대통령 관점에서 얘기를 하든 야당 관점에서 얘기를 하든 현실 문제를 있는그대로 얘기하지 않으면 사회 변화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아무리 계엄이라는 명분이 있어도 이런 방식은 현실을 가리면서 자신들 각자의 집단 이익에만 충실한 전형적인 웰빙정치이다.

심지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대표적인 보수언론도 얘기를 하지 않는다. 이대로 탄핵이 진행되면 누가 대선에서 유리하고, 시기와 방법에 따라 전략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얘기는 하는데, 대통령이 화를 냈다는 얘기와 함께 아주 단편적으로 얘기를 한다. 이미 공적인 문제는 관심이 없고, 마치 정치 세력 간의 싸움이 전부인 것처럼 얘기한다. 아예 대놓고 언론사의 이익에 부합하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계엄 이후 인사조치된 군 장성과 국가 정보기관의 고위직 공무원이 방송이 아니라 유튜브에 나와서 문제라고 얘기한다. 군대 운영의 관점에서 그런 얘기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할 얘기이고, 여론으로 해결할 내용이 아니다. 사고로 사망한 병사도 이슈거리로 만들어 군 기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신경쓰지도 않고 정치소재로 써먹는 언론이라 놀랄 것도 없지만, 이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영향을 주는 정치 세력의 관점만 철저하게 반영하는 우리나라 언론의 행동 방식이다. 예전에 언론사 욕하는 말로 ‘권력의 애완견’이라고 하던데, 이런 말도 결국 반대편 세력에서 자극적인 기사를 써달라는 얘기이고, 문제는 위기 상황에도 현실 문제를 자기 관점에서 얘기하지 못하는 것인데, 이는 기자로서 욕심이 없고 현실을 제대로 보도하면서 끌고가려 시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공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 현상을 여러 관점에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언론사나 특정 세력의 이익의 관점에서 얘기한다. 언론사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관심이 집중되도록 이야기를 잘 꾸며줘야 하는데,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해서 관련도 없는 여러 가지를 엮어서 얘기하기도 한다. 또한, 대체로 관심을 집중시키는 방법으로 얘기하는데 같은 이론을 가지고도 보수 꼴통같은 얘기도, 민주주의를 가장한 파시즘도 얘기할 수 있듯이, 집단 문제에 대해서는 지도자 한 사람의 인격에 기인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모든 일은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하여 생기듯이, 특히 집단적인 문제의 의사결정이 감정적으로 나타날 수가 없는데, 마치 영화나 드라마처럼 감정적인 문제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처럼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집단 문제의 의사결정이 그렇게 감정적으로 결정이 될 수가 없지만, 특정한 관점의 지식과 이야기만을 선택적으로 써먹는 것이다.

언론사가 기사나 보도를 잘해서 한가지 일이 해결되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도 있는데, 아예 그런 인식도 욕심도 없어보인다. 오로지 권력과 자본을 가진 세력의 관점에서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사업처럼 보인다. 언론사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5년 주기의 단임제 대통령을 적당히 위협해가면서 매번 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영향력을 과시하면 그만이고, 대통령 정신이 이상하니, 특정 세력의 말만 듣는다고 하는 이야기가 임기말만 되면 나오고는 한다. 그러나 현실 문제에 대해서 거의 무한대로 해결방법이 있을 수 있고, 어떻게 해서든 현실에서 행동이 나타나서 논리적으로 문제가 개선되면 사회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다. 세상은 넓고, 문제는 여기저기 널려있지만, 특정 집단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면 방법이 정해져 보이고, 판에 박은 듯이 같은 행동만 반복하는 집단에 아무리 이야기나 이미지를 만들어줘봐야 자원낭비에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국가의 위기 상황에도 현실 문제를 있는그대로 말하지 않고 판에 박은 이야기만 매번 반복해서 떠들어대는데, 본인들이 욕심이 없고 무능한 것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야당의 행동도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야당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현재 민주당은 무슨 정치를 시장에서 서비스 사업하듯이 한다. 정치인에 대해서 수사를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편은 아니지만, 대표가 수사를 받으니 법원에 예산은 챙겨주고 다른 수사기관의 예산은 없애버린다. 선출직이나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자리도 아닌 공무원들을 국회에서 탄핵하기도 한다. 이번처럼 논리적 이유도 없는 예산 자르기는 본 적이 없는데, 예전 원전 사업을 없앨 때는 여론으로 환경 문제를 집중 부각하고 엄청나게 설명을 하기는 하던데, 이제는 그냥 노골적으로 한다. 어찌되었든 국가 예산이 사라져 국가 기능이 마비되면 그 피해는 온 국민이 함께 겪는다.

코로나 시기에 선거 효능감을 한번 보고서는 임기 마지막까지 방역 정책을 유지하다, 마지막에 가서 선거날에 코로나 환자 수를 최대로 올리는 것을 보고 무슨 코미디 쇼를 보는 것 같았는데, 결과가 어땠는지 기억해봐야 할 것이다. 공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하면서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도 모자랄 판에, 아예 설명도 없는 예산자르기를 하면서 멀쩡한 국가 기능도 마비시키고, 자기네들 세력에 정치 효능감만 얘기하고 있다. 지금 질병청 하는 행동을 보고, 감염병에 국민들이 각자도생하는 것을 보면 그 정치 효능감이 공적 기능을 어떻게 마비시키는지 교과서로 삼아야 될 정도이다.

계엄 이후에 총리가 정부 운영하는 것도 모조리 다 위헌이라고 얘기하고 오로지 탄핵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계엄도 역사가 얘기하겠으나, 코로나 이후 민주당의 행동방식도 역사가 기록하고 판단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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