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나라의 기강이라

by 배상근

군대는 전쟁이 나면 적을 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고, 평소에는 훈련을 통해 능력을 기르고, 전쟁시에는 지휘명령에 따르지만 부대마다 상황에 따라 대응하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조직이다. 지휘명령에 따를 의무는 있어도 세부적인 사항들을 공개할 이유도 없고, 군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는 것은 군법 위반이다. 정치 중립과 마찬가지로, 군대 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러한 군 조직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요소이다. 정치 중립도 군대가 민주주의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군대 내 조직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중요한 일이다. 군대는 본래 지휘명령체계에 철저하기 때문에 일부 최고위급 지휘관 외에는 정치적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있는데, 해병대 병사 사망 사건 이후로, 경찰이 군대를 압수수색하고, 언론이 군대 내 일들에 참견하는 사건들로 지휘명령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군대 조직 운영의 특성상 지휘명령에 따랐는지, 규정에 따랐는지 정도만 얘기하면 되고, 나라를 막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전쟁기술을 훈련하는 조직에 나머지 세부적인 내용들을 가지고 처벌할 수 없다. 군 조직의 특성상 이는 어느 나라라도 비슷할 수밖에 없는데, 군법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이번 계엄에서 지휘관들이 간과한 것은 지휘계통을 따르지 않고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은 것, 단 하나뿐이다. 그러나 이도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있었던 것이라 얘기하기 애매하고, 계엄 상황이 단기간에 지속되었기 때문에 이 기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만 얘기할 수 있다. 특전사령관이 나와서 국방부 장관이 12월 1일에 특정 지역을 확보하라는 얘기를 했다는 것과, 대통령이 계엄령을 실제 발동한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이다. 국방부 장관은 지휘명령체계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이고 특전사령관이 이런 얘기를 들었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관해 육참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이 문제이지, 당시에 계엄 의도를 얘기할 문제는 아닌 거 같다. 군대에서 북한은 적이고, 평소에도 계엄 상황을 훈련하기도 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군대 임무 수행에 훨씬 도움이 되는데, 도대체 뭔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군인들이 말을 맞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도 전혀 의미가 없는 얘기인데, 군 조직 운영의 특성상 지휘관들은 이러한 지휘명령체계에 의해 수직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데 능숙해야 하고, 세부적인 사항들은 각 부대에 자율적으로 맡기는 것이 군법과 조직 운영 과정 속에서 구현되어 있다. 군 지휘관들은 지휘명령체계에 따르면서 임무를 달성했는지 여부만이 중요하고, 임무의 수행 과정에서 세부 사항들은 부대마다 지휘관이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고, 군대는 이를 위해 평소에 필요한 훈련을 하는 것이다. 군대 지휘관이 느낌이 들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정말 어이가 없었는데, 3성 장군 정도 되는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할 수가 없다. 지휘명령체계를 중시하지, 임무 수행을 위한 세부 사항들은 각 부대에서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군 조직에서 저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가 없다.

국회의원들이 하는 행동은 군 운영에 필요한 정치 중립을 정면으로 침해하고 있다. 이는 헌법 상에도 명확하게 명시된 일이고, 이 정도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것인데, 미주알 고주알 다 얘기하면서 군대 내 중요 정보를 얘기하는 것은 명확한 군법 위반이고, 군대 내 기강을 엉망으로 만드는 요소이다. 민주당이 공익제보센터를 운영한다고 하던데, 공개적으로 병사들이 군법을 위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고, 이런 행동은 지휘명령체계를 정면으로 해치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나타난 국회의원들의 행동을 보면 군대 내 운영에 있어서 정치 중립이 지휘명령체계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는데, 공들여 쌓아온 일들이 한번에 무너질 수가 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도 있는 나라이니 공부를 해서 잘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거 같다.

그러나 아무리봐도 대통령에게서 명령을 직접적으로 받은 특전사령관도 현장 지휘관도 지시를 받으면서도 현장 상황에 따라 적당한 선에서 수행을 했는데, 이런 행동은 평소에 훈련을 받으면서 쌓아온 기본적인 역량이 나타난 것이다. 군은 이번 사건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적도 없고, 갑자기 명령이 떨어졌어도 훈련받은 대로 별 문제없이 수행을 했다고 본다. 이를 보고 소극적 행동이니 어쩌니 하는 언론의 헛소리가 있는데, 이런 민주주의를 가장한 파시즘 비슷한 일들도 군대 지휘명령체계를 정면으로 해치는 요소이고, 그저 갑자기 떨어진 명령에 따르면서도 현장 상황을 고려해서 훈련받은 규정에 따라 적절하게 수행을 했다고 본다. 어느 국회의원이 말한대로 우리나라는 계엄 상황도 훈련을 해야 할 거 같은데, 공부를 하면서 언론이나 국회의원에 행동하는 방식도 공부를 해야 할 거 같다. 하기야 우리나라 아니면 이런 거를 어느나라 군대가 훈련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이번 사건에서 나타난 지휘관이나 병사들의 행동이 교과서가 될 거 같다.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하는 수사기관과 달리, 탄핵을 위해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말들을 끌어내야하는 의원들은 온갖 부대 정보를 노출하고 지휘관들의 개인정보까지 탈탈 털어서 자극적인 이야기를 꾸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군대를 대상으로 저런 일을 벌이는 것은 정면으로 헌법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군대는 국가의 기강이라 하는데, 국회의원이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은 자격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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