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은 상식이라

by 배상근

최근에 있었던 탄핵 시위와 이에 반대하는 집회도 함께 나타나는 상황인데, 구미시의 공연장을 사용하는 문제로 유명가수의 공연을 반대하는 의견들이 SNS에 올라왔고, 공개 설전을 벌이더니 급기야 공연 대관 취소를 구미 시장이 발표했다. 가수 측은 공연 전에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서약서를 요구한 것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얘기하고 있고, 시에서는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조치를 취했다고 얘기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로 법에 명시된 내용은 언론, 출판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이다. 요즘은 모든 사람이 인터넷으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시대라 이러한 내용이 덜 중요해 보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개인의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과 이를 전파할 자유, 집단적인 의사 표현, 단체 활동 등을 보장하는 것으로 기본권이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의 대관은 안전이나 질서 유지의 목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가능한데, 이후에 광주나 화성 시장은 자기네들 지역에서 공연하라고 하기도 한다. 아무리봐도 공연장에서는 자제해달라고 하는 것이 기본권 침해로 보이지는 않는데, 정치적인 이슈가 될 수 있어 나중에 시장 선거에 영향을 줄 지는 모르겠으나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공공기관은 설립 목적에 따라 운영해야 하고 이에 맞지 않거나 혼란을 초래할 만한 일은 얼마든지 제한할 수 있다. 유명가수가 사회적 영향력이 있고, 정치적 사건에서 활발하게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공공기관 이용시 목적에 맞지 않는 얘기는 질서 유지를 위해 자제해달라고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기관장도 아니고 시장이 발표를 하던데, 담당 공무원이 막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일이다. 공적 업무에 관한 일로 시장 개인을 상대로 금전적 손해에 대해 소송을 걸기도 하지만, 법적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소수의견이 정치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요즘은 촛불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된다고 언론에서 칭찬하는 기사들이 나오는 것이 일상인데, 집단이 모여서 시위를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그 자체로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질서유지는 법에 의해 경찰이 하는 것이다. 어느정도 공론화가 된 이후에는 소수의견의 집단적인 의사표현보다는 지속적인 시위로 힘자랑을 하는 것인데, 언론은 공론화 이후에도 집단 시위를 이어가는 것을 촛불 집회와 같은 평화적인 이미지로 포장하여, 상대적으로 도덕적인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도 한다. 그러나 결국은 자본주의 시대에 적합하게 집단적인 활동을 조직하는 것이고, 대부분 오랜시간 집회나 시위가 지속되는 것은 정치경제적 이익에 의해 뒷받침되는 것이다. 근래에 시위가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것은 소수의견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기존에 정치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집단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위력을 과시하는 것이라 그 의미를 찾기 어렵다.

이번 대통령의 계엄 이후의 탄핵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적 갈등이 격화되면 의사결정에 영향력이 있을만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위협도 생긴다. 대통령의 계엄 외에는 아무런 사건이 없지만 공식적인 문서에 누구를 노려봐서 탄핵을 한다는 둥, 내란을 옹호하는 의원들과 유튜브를 고발한다는 둥, 공포 정치도 노골적으로 나온다. 사적인 일이라면 몰라도 공적인 지위에서 행한 일에 대해서는 누구나 자유로이 비판할 수 있는데, 이런 행동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다. 과거에는 공권력의 힘이 막강했으나, 지금은 누구나 의사표현을 쉽게 할 수 있는 시대이고, 소수의견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언론이나 유명인들이 편을 갈라서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하는 것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유명 가수는 경제적 능력이 충분한지 예정된 공연이 취소되니 참여하기로 했던 직원들에게도 보상을 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생계형 NGO라는 말도 있는데, 현실에 존재하는 기관 내부에서도 정치경제적 이익에 따라 파벌이 생기고, 이에 의해 정치적 의사표현도 제약을 받기도 한다. 공적인 지위에서 행한 일에 대한 비판은 누구나 자유로이 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사회적 지위가 높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생계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이를 빌미로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강요하거나 사적인 영역에서도 간섭을 하게 될 수도 있는데 이런 행동이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지배적인 의견을 공유하는 경우에 다른 의견이 이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은데, 근래에는 언론, 기업, 정치 등이 연합하여 프레임을 만들어 소수 의견이 나오는 것을 막는 것이 일상이다. 언론이 도덕적 우위를 가진다는 듯이 촛불 집회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집단 시위로 위력을 과시하는 것을 가리는 것이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적인 세력의 의견만을 내세우면서 소수 의견이 나오는 것을 막게 된다.


내가 가지는 법에 대한 지식은 대부분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 수준을 넘지 못한다. 그러나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는 수준이 꽤나 높은데, 지금까지 그 이상을 찾아볼 필요가 있었던 적이 없다. 그런데 법의 이념에서 정의, 합목적성, 법적 안정성 정도는 이해할 필요는 있는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나도 알지 못하는 어려운 내용이 엄청 많다. 원래 저렇게 어려운 개념이었나. 오히려 상식적으로 법 적용은 실정법에 쓰여진대로 한다는 정도만 이해해도 생활에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인데, 과거와 달리 사회 환경이 변화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면 법률도 이에 맞게 바뀔 수 있다는 정도만 생각해도 별 문제는 없었던 거 같다. 일과 관련된 구체적인 법률들을 찾아보는 게 더 힘들다. 근데 내가 이런 걸 왜 쓰고 있지.

아는 것과 익히는 것은 둘 다 중요한데, 직업적으로 일을 하다보면 모든 일들이 다 통하게 마련이라,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소양들은 여러가지를 아는 것보다는 기본적인 내용이라도 확실히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예전에 어떤 조직에서는 대학원생들이 수학이나 과학은 잘 하는데, 기본적인 사회과학 개념이 너무 부족하다고 만화책을 가져와서 교수님이 기본적인 내용을 가르치기도 한다던데, 헌법의 기본적인 내용들은 생활에서 상식적으로 적용되는 것들이라 한번만 익혀두면 자연스럽게 반복적으로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만이 많아졌는지, 언젠가부터 대법원에서도 판결이 안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해야 하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수시로 신청하는 나라이니, 상식적인 개념을 잘 익혀둬야 할 거 같다.

사람들이 헌법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지, 정치적인 이권을 차지하고 싶은지, 상식적인 내용으로 자기네들끼리 힘자랑을 하면서 온갖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거의 정해져 있는 법률 해석이나 가지고 싸우는 것은 낮은 수준의 사회에서나 나타나는 일인데, 공공 기관의 기강이 잡히지 않고 문제가 많다고 대통령은 계엄을 선언했고, 야당은 계엄에 대해 내란죄를 뒤집어 씌우고 있고, 군, 경찰, 검찰 등 여러 기관들은 자신들의 기강이 엉망인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언론은 이번에도 자극적인 프레임을 만들어 여론재판으로 몰아가면서 소수 의견이 아니라 상식적인 의견이 나오는 것조차 막고 있다. 이번 계엄은 현재 우리나라 사회의 수준이 낮아진 것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데, 이를 수습해나가는 것이 중요할 거 같다. 대통령이 돌아와도 문제가 남고, 탄핵이 되어도 선거 이후에 수습이 될 지 장담하기 어렵다.

오늘은 갑자기 비행기 사고도 나던데, 여러가지 일들이 빨리 수습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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