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직장이라도 처음에 일을 배울 때는 선배나 상사에게 물어가면서 익히기 마련인데, 공식적으로 기간을 정해놓고 하는 의사나 대학원 과정은 특정한 기준을 정해놓고 하기 마련이다. 최고급 현장 기술직인 의사는 환자 진료와 이와 연결된 업무들을 무리없이 처리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하고, 학위 과정이 끝나면 현실에서 나타나는 사건들을 학술적인 글로 정리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면서 특정한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경험을 하면서 지도를 받는 것인데, 운이 좋아 좋은 선배나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 다른 사람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러한 기능적인 업무를 익히는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을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직장 상사이든 지도교수이든 하나의 롤 모델이 될 수는 있으나, 외부 환경은 계속 변화하고 새롭게 나타나는 현실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특히 기술 발전이 빠르게 나타나면서 사회가 변화하는 시기에는 현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일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 정보통신 기술과 AI가 발전하고 있으나, 어떤 일이라도 충분한 경험을 갖추고 하는 일은 사람을 대체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예술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그림이나 음악, 특히 요즘은 동영상 제작 기술을 배우는 데 AI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으나, 직업으로 하는 일에 대해 도움을 받을 것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 특정 기술을 익히는 것이 직장 상사나 선생님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일을 익히는 것을 대신할 수는 없고, AI와 같은 따라하기 기술로 자신의 일을 찾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며, 세상에서 특정 기술을 잘하는 것만으로 살아남을 수는 없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으나, 자신이 하는 일을 만들어가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선택과 노력이다. 가족, 친구, 직장의 많은 사람들과 서로 돕기도 싸우기도 하면서 살아가지만, 어떤 사람이 스스로 능력을 키우고 하는 일을 만들어가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의료제도는 면허를 발급받은 전문가 체계로 운영되는데, 환자 진료는 대부분 경험을 쌓을 기회가 주어져서 대부분의 의사들이 제 기능을 충분히 하기 때문에, 타 영역의 중요한 문제들이 자동으로 해결되어 있다. 법률 제도처럼 여러 단위의 문제들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건강은 환자에게 달려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문제가 생겨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어떤 일이라도 아무것도 안하면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한다.
이번 정부의 의료 정책은 필요한 일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사회 전반에 너무나 많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의료개혁이라 붙이고는 병상 제한, 건강보험 재정 분리, 의료광고 금지, 의료분쟁 조정법안 등과 같은 직접적인 제도는 마지막까지 얘기하지 않고 있지만, 모든 정책의 성과를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듯이, 전공의나 학생을 동원해서 싸움을 붙이고는 온갖 세부 영역에서 편가르기, 마녀사냥 등을 하면서 권력을 양보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코로나와 의대정원 증원 시기를 거치면서 온 나라의 언론과 정치에서 의료계의 난잡한 싸움을 보고 따라하고 있는데, 정확하게는 권력과 자본을 쥐고 있는 소위 빅5로 일컬어지는 대학들에서 하고 있는 것이지, 다른 지역병원들은 피해자이다.
이미 수련을 마친 의사들은 빅5 병원이든, 의사협회든, 보건복지부든 아무리 헛소리를 떠들어도 신경쓰지 않는데, 자신들의 권력싸움일 뿐, 내가 먹고사는 문제와는 별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저런 행동은 노골적으로 하지 않을 뿐이지, 늘 있었는데 먹고살 능력이 있는데 되도안한 파시즘에 따라갈 이유는 없다. 아무리 전공자라 하더라도, 의료개혁이라 내세우고 직접적인 제도는 하나도 시도하지 않으면서, 마지막까지 권력 기술이나 부리는 사람들과는 수준이 떨어져서 어울릴 생각이 없을 것이다. 권력 기술을 부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하는 일이 없으니 지지를 하지 않는 것이다.
하기야 이런 일이 의료계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계엄 이후에 정치 싸움이 격화되니 여러 분야에서 혼란을 만들어내면서 권력 기술을 부리는데, 이는 결국 사회적 결집과 사람들의 협력을 방해하려 하는 것이지만, 결국 현실을 명확하게 알아야 새로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MS에서 겉으로는 자신들의 운영체제를 내세우면서도 여러 영역에서 리눅스를 도입해서 사용하듯이, 별 효과도 없는 AI를 홍보하더라도 여러 문제에서 발전을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AI 교과서 도입도 어느 지역은 도입을 많이 하고, 어느 지역은 도입을 별로 안한다고 하면서 싸움을 만든다. 어떤 방송에서는 전문가가 AI가 창의성은 있는데, 단순한 계산 문제를 못 푼다는 식으로 헛소리를 하면서 혼란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전산 영역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지 언론에서 여러 요상한 문제를 집단 싸움으로 만들기도 한다. 변화나 혁신은 개인이 하지만, 현실을 명확하게 알아야 서로 협력하면서 여러 단위에서 혁신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휴대폰은 금지하더라도 기술 변화에는 빨리 적응해야 하고, 학교에서 집단으로 따라하기 기술의 효과를 경험하면 저런 현상에 대응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인데, 이런 교육과 관련된 문제도 정치 싸움으로 만들고 있다.
어떤 분야라도 충분한 경험을 쌓으면 일에 대해서는 AI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지만, 의사는 더욱 저런 일에 어울릴 이유가 없는데, 다른 분야는 기술 발전에도 따라가야 하고 AI가 도입되면 다른 분야도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의료는 정치적 영향력도 자연스럽게 분산되어 있어, 자기 일만 잘해도 된다. 전공의나 학생들도 초기에 잠시 의견을 표시하는 정도만 하고 일이나 학업으로 돌아와야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애들을 대신해서 왜 희생을 하나. 계엄과 탄핵을 지켜보면 하는 일은 없는 애들이 지저분한 싸움은 얼마나 잘하는지 아직도 모르나. 탈출은 지능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