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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중국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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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뚱바오 Apr 26. 2024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쓰고

기록

눈을 떴다. 몇 시쯤 됐을까. 핸드폰 시간을 보니 5시 반이다. 요즘 눈을 뜨는 시간이 점점 빨라진다. 나이가 들어가면 아침잠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그런 건가? 다시 잘까 일어날까 고민이다. 다시 잠은 못 잘 것 같다. 한 번 눈을 뜨면 웬만해선 다시 잠을 못 잤다. 출근하려면 집에서 8시에 나가도 되는데 일어나서 뭐 할까 생각 중이다. 천장을 응시하다가 일어났다. 


핸드폰의 날씨를 보니 구름과 빗 방울이 보였다. 또 비가 오나 보다. 봄이 오면서 비가 오는 날이 많아졌다. 일주일에 3-4일은 꼭 비가 온다. 일어나서 밖을 보니 비는 오지 않는다. 속았다. 구름만 많이 있지 비는 오지 않는다. 어려서는 장대비를 우산 없이 맞는 걸 좋아했는데 이제는 비가 오면 기분이 좋지 않다. 


멀리 고속도로가 보인다. 한쪽은 상하이 반대쪽은 항저우로 가는 고속도로다. 나무와 잔디가 보인다. 겨울에 황량했던 나무와 땅이 녹색으로 가득 찼다. 이제는 나무와 땅이 구분이 되지 않는다. 뭔가 꽉 찬 느낌이다. 한국도 녹음이 가득하겠지. 


숲과 숙소 사이로 강이 흐른다. 물색은 영 별로다. 무슨 강인지 모르지만 운하로 운영 중이다. 밤새도록 짐을 실어 나르는 배가 오고 간다. 어두운 밤 작은 불빛 조명에 의지한 채 어디론가 가고 또 온다. 조명이 부실해서 마주 오는 배와 부딪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보기도 한다. 


창문을 여니 시원한 공기가 들어온다. 창문 아래 주차장 한가운데 바리케이드가 쳐져있다. 평소 못 보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평소에는 주차가 돼 있었다. 소방전용도로인데 사람들은 무시하고 주차를 해왔다. 관리실에서 보다 못해 바리케이드를 친 것이다. 어디 가나 지정주차를 무시하고 편한 자리면 주차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방전용도로임을 뻔히 알 텐데 나 하나 편하자고 주차를 하면 그 뒤로 주욱 주차를 한다. 그 뒤에 오는 차는 마음이 한 결 편할 것이다. 내 앞에서 주차를 해 놓았으니 죄책감이 덜 한 걸까. 발케이트를 쳐놨으니 이제는 못 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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