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타협하는 남자

by 방성진

사실 매일은 아니고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운동을 하는 편이다. 직장을 다니다 보니 가끔 회식이 있거나 경조사가 있으면 운동을 하지 못한다. 그래도 '나는 매일 운동을 한다'라고 생각은 늘 한다. 그래야 매일 하게 되는 것 같다.


가끔은 타협이 필요하다. 매일 먹고 자고 하는 것은 타협이 필요하지 않은데 왜 운동은 타협이 필요할까?. 타협 좀 하지 않으면 안 될까?. 이런 고민을 한다. 퇴근하면서 타협하고 운동장에 도착해서 타협하고 운동하면서도 타협한다. 귀찮아서 힘들어서 쉬고 싶어서 타협을 하고 있다.


타협도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 내 머릿속을 잠식하려고 하는 것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또 왔구나'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제는 친숙해진 그것이 그리 싫지 않다. '나는 운동하려고 운동복과 운동화를 챙겨 왔고 한 달 치 돈을 지불했어, 그리고 지금 과식을 하지 않기 위해 적정 식사를 하고 있어'라는 생각과 맞선다. 그것뿐이 아냐. '난 지금 집이 아닌 운동장을 목적지로 가고 있단다' 머리로는 그놈과 타협을 하고 있으나 몸은 늘 하던 데로 움직이고 있다. 요령은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반복된 생활습관이다. 결국 습관이 요령이니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몸에 베인 습관보다 효과적으로 타협에서 이기는 방법은 없는 듯하다.


모르고 있을 뿐 우리의 생활도 습관에 연속이다. 태어나서 제일 먼저 익히는 습관은 밥 먹고 잠자는 습관이다. 너무 오래돼서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습관이 몸에 베인 것을 모르고 사는 것뿐이다. 가끔 직장에서 젊은 직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월요병이니 아침에 못 일어나서 힘들다는 말을 하곤 한다. 직장생활 20년이 훌쩍 넘은 나에게 그런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만큼 오랜 세월 몸이 익숙해지고 습관이 생겼기 때문 일 것이다.


무엇이든 처음은 힘들다. 처음이라면 일주일 한 달 두 달이 될 것이다. 어린 아기가 밥투정 잠투정 부려도 부모가 참고 먹이고 재운덕에 이제는 타협을 할 필요가 없고, 돈을 벌고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일어나기 싫어도 월요병이 힘들어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도 보니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다만, 그 습관을 들이기 위한 시간은 온전히 견뎌내야 한다. 그 시간이 없으면 작은 것 하나 이루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기가 앞으로 오래도록 해야 할 것이 생긴다면 생각과 마음을 넉넉히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래도록 할 것을 매일매일 조급해 하며 한다면 제풀에 지쳐서 하지 못 한다.


늘 타협하며 살고 있지만 그 타협을 컨트롤할 수 있는 지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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