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은 악기의 음을 표준음에 맞추는 과정이다. 그래서 조율을 할 때는 맞추려는 음의 주변 음과 조화가 필요하다. 가령 '미'라는 음을 맞추려면 '레'에게도 물어보고, '파'에게도 물어봐야 한다. 지금 내가 맞춘 음이 맞는지 물어보고 맞지 않으면 조정하고 다시 물어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만약 맞지 않은 음으로 연주를 하게 되면 음악 전체가 어딘가 부자연스럽게 된다.
그래서 조율은 타협이다. 나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과의 타협이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서 나의 의견과 적당한 접점에서 타협이 필요하다. 만약 상대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통행이 켜켜이 쌓여 불화를 만들기도 한다.
집에서도 타협이 필요하다. 육아를 하면 아이와 타협이 필요하고, 부부간에도 서로 의견 차이가 있음으로 타협이 필요하다. 타인의 생각을 무시하거나 내 기준에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예측된 일방통행은 일을 그르치게 된다. '서로 눈 빛만 봐도 안다?' 어떻게 상대의 눈 빛만 봐도 알겠는가. 다 해놓고 '왜 이렇게 했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물어봐야 한다. 서로의 생각을 말하고 상대가 의견을 받아들이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적정 선에서 타협을 해야 한다. 아이 교육, 집안 대소사는 필히 타협이 필요하다.
회사에서도 타협이 필요하다. 이메일로 일과를 시작해서 이메일로 일과를 마치는 직장인들이 많다. 상대방과 소통이 줄어든 만큼 황당한 이메일도 있다. 앞뒤 맥락이 가출해서 상대방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전화로 전후 사정을 물어봐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특히 마주 보고 업무를 하지 않으면서 이메일로 주고받고 하는 방식의 업무는 사전 소통과 타협이 필요하다.
팀원 들과의 타협은 중요하다. 팀장은 일방적인 업무 지시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팀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팀원들의 역할이 있으며, 그 역할과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능력이 부족한지 넘치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부족하면 채워 주는 역할이 팀장이며 팀원과 조율을 통해 하나씩 해 나가야 한다.
상사와도 타협이 필요하다. 내 의견과 상사의 의견이 다른 경우는 흔하다. 이럴 경우 '상사의 의견이 무조건 맞다'라고 한다면 내 생각은 실종된 상황일 것이다. 최소한 직원의 말을 들어주려는 상사에게는 의견을 말할 필요가 있다. 오고 가는 의견 속에서 적정한 타협점을 찾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건강한 직장생활이 된다. 혹 자신의 의견이 반영이 안 되더라도 최소한 내 의견을 상사에게 인식을 시켰으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조율'이라고 하면 어딘가 부드럽고 겸손하게 들린다. 한편 '타협'은 서로가 주장하는 의견이 맞지 않아 손해를 조금씩 보더라도 약간은 억지에 가깝게 의견 일치를 봐야 하는 강한 어조로 들린다. 내 생각에는 서로 양보를 어느 정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의미에서는 일맥상통하다고 본다. 특히 조직 내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회사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타 부서나 팀의 도움도 받아야 하고 의견도 들어봐야 문제인식을 제대로 하고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살면서 타협이 항상 필요한 건 아니다. 늘 하던 업무, 늘 하던 나의 역할들은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타협이 필요할 때 타협을 하지 않고 어림짐작의 일방통행은 결국 대부분이 나의 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