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길

준비된 자의 길

by 방성진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땀이 많은 체질을 가진 나는 계절 중 여름이 제일 힘들다. 5월이 가고 6월이 되면서부터는 몸이 먼저 느낀다. '아~ 이제 덥겠구나, 이번 여름은 얼마나 더울까.'이마, 콧등, 등줄기에서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으로 보니 내 몸이 제일 먼저 알아 채 버린 것 같다.


매년 여름을 겪으면서도 유독 이번 여름이 더욱 걱정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올 가을 마라톤 신청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풀 코스로 신청을 했으니 나 스스로가 이번 여름을 더욱 혹독하게 보낼 작정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동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하프코스까지 완주를 한 덕분에 풀 코스에 대한 욕심도 있었고, 호기심 반 걱정 반의 감정으로 신청을 했다고 본다. 감정적으로 했다고 풀 코스를 완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올여름을 얼마나 연습을 하느냐에 따라 완주를 하느냐 아니면 수거차량의 수거 대상이 되느냐가 결정된다.


많은 사람들이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한다. 그러나 나는 마라톤은 여행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여행을 하려는 자는 항상 설렘과 호기심 그리고 걱정이라는 감정이 뒤섞여 있다. 여행 중 누굴 만날지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곳에 가면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지 온갖 호기심으로 가득 찬다. 한편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도 들게 마련이다. 마라톤도 마찬가지다. 힘은 들겠지만 과연 그 길은 나에게 어떤 생각이 들게 할지 어떤 감정이 샘솟을지 궁금하다. 다만 걱정이라면 체력이 뒷 받힘이 되어 줄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회사를 매일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매일 다람쥐 챗 바퀴 돌듯 살아간다고 하지만 돌이켜 보면 작년과 올해가 다르고 내년이 다를 것이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 생각을 하면서 직장을 다닌다면 적어도 한 발자국 정도는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결국 그 한 발자국은 내가 가 보지 않은 길임에 틀림없다. 주어진 업무를 잘 소화하는 준비된 자에게 그 길은 걱정도 앞서지만 동시에 설렘의 감정도 들 것이다.


'준비된 자'란 무엇일까. 자기 개발서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준비된 자 만이 성공을 한다는 한 문장은 자기 계발책에 단골 문장이다. 나는 마라톤과 회사생활에 대해 예를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준비된 자'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맞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마라톤도 완주를 위한 연습이 필요하고, 직장생활도 내가 세운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보고서를 잘 만드는 연습, 후임을 잘 가르치는 연습, 작고 큰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 등 생각해 보면 직장에서도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마라톤을 하다 보면 수분과 염분이 빠져서 중간중간 물이나 에너지 젤을 먹는다. 부족하면 탈수에 지쳐 결국 완주는 힘들어진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미리 연습을 해보면 내가 어디쯤에서 보충을 해야 할지 가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길을 가고 있다. 설렘과 걱정이라는 감정을 품은 채 가는 길이지만 적어도 연습을 통한 준비를 한다면 목표를 완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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