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 직접해야 소중함을 안다.

by 방성진

우리 가족이 김장을 직접 담가서 먹기 시작한 것은 5년 정도 되었다. 첫 김장 때가 기억난다. 무슨 일이든 마음먹으면 반은 한 것이라고 했듯이 겨울 김장을 하기로 마음먹은 아내는 센터에서 하는 한식 강좌를 신청했다. 교육내용에 김장김치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신청한 것이다. 결혼 후 양가에서 얻어먹는 게 당연하듯 매년 실어다 먹었는데 이제 직접 하려니 적잖이 부담이 되는 듯해 보였다. 솔직히 당시 내 입장에서는 별 생각이 없었다. 얻어먹든 직접 해 먹든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무튼 아내의 계획은 이렇다. 센터 강좌를 듣고 기본을 배운다. 그리고 내 방식 데로 응용해서 한다. '내 방식 데로'란 장모님 김치의 맛을 염두에 둔 계획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가을쯤 시작한 교육은 겨울이 되기 전 끝이 났다. 아내는 나름의 교육 내용을 빼곡히 적어놓고 겨울이 오기만을 기다렸고 배추를 어디서 사야 할지 배추 가격이 올랐다고 고민고민 하였다. 어머니는 김장을 직접 한다는 소식에 어떻게 하려고 할지 어머니 입장에서 걱정이 태산이셨다. 온 동네 소문을 냈으니 이제 무조건 해야 했다. 마침 같은 아파트에 둘째 친구의 엄마가 농수산물시장에서 일을 하셨고 시골에서 직접 기른 배추를 가져다 팔고 있었다. 배추를 가져올 때 이번 김장을 할 배추를 조금 사기로 하였다.


'얼마나 할 거야?'

'어,, 한 20개 정도. 우리는 5 식구니까 그 정도는 해야 돼'


회사 연차를 내고 김장을 하기로 한 날이 되었다. 전날 배추 잎을 쳐내고 반으로 쪼개서 소금에 절이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배추 20통을 쪼개니 배가 되었고 부엌과 화장실 샤워부스는 배추로 꽉 차기 시작했다. 절이는 것부터 만만치 않았다. 벌써 허리가 아프고 여기저기 쑤셨다. 아내는 양념을 만들기 위해 마늘을 찢고 뭔지 모르지만 이것저것 넣어서 배추 속 양념을 만들었다. 처음 직접 하는 김장이라 세 아이들은 마냥 신났다. 장갑을 끼고 서로 해 보겠다고 덤벼들었고 양념을 여기저기 마구 묻혔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되었던 김장은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 중간중간 힘들어서 허리를 피고 상체를 좌우로 움직여가면서 쑤신 몸을 풀어가며 배추 속 양념을 버무렸다. 같은 일을 반복하니 왜 이렇게 힘든지, 배추 속은 또 왜 이렇게 촘촘한지 두툼한 손으로 한 겹 한 겹 양념을 묻히려니 손에 쥐가 났다. 모처럼 쉬는데 빨리 끝내려고 해도 끝이 안 났다. 평소 얻어먹기만 하다가 직접 해보니 속된 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김장이 이렇게 힘든 거였나.'라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다. 양가에서 얻어먹을 때는 몰랐는데 직접 해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었다.


당연한 게 아니었다.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이 몸으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