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삶을 실현시켜줄 직업인이 되는 것,적게 일하고 많이 즐기는 것
예상했던 일이었기에 담담할 줄 알았다. 뭐 좋을때가 있으면 좋지 않을 때가 있는 거니까. 다만 좋을때가 좀 오래가기만을 바랄뿐이었다. 그리고 그게 큰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는데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운영중인 코딩클래스의 홍보수단은 오직 맘카페 하나다. 지금껏 누군가로부터 받아보기만 했던 광고전단지를 제작해 아파트단지에 돌려볼 생각도 해보았고 커다란 대자보를 면소재지 로타리 광고판에 부착해볼 생각도 해보았지만 여전히 생각뿐인 상태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맘카페홍보만으로 될까하는 의문과 함께 업로드한 광고글로 인해 적지않은 문의 전화를 받은것이다. '어 괜찮은데?' 굳이 광고전단지를 만들어 돌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맘카페에 살고죽는 소상공인'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본적이 있다. 맘카페 파워를 단 한개의 홍보글로 체험하고 나니 가능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들여놓지 말아야 할 곳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찜찜한 여운이 남았지만 말이다. 맘카페 홍보글 몇개로 두달여만에 2개의 클래스에서 8개의 클래스로 늘어났다. 미리캔버스라는 무료 제작 사이트에서 홍보포스터를 제작하니 비용도 들지 않았다. 뭔가 좀 쉽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코딩클래스를 시작하며 잊지 말야야 할 질문과 답이 있었다.
'내가 왜 회사를 그만두었는가?'
하나는 지속가능한 삶을 실현시켜줄 직업인이 되는 것, 하나는 적게 일하고 많이 즐기는 것.
코딩클래스는 월, 화, 수 3일만 운영한다. 도서관 강좌도 모두 이 3일안에서 해결한다. 수업은 오후 4시30분부터 9시40분까지만 진행한다. 클래스당 1시간30분씩 주1회, 월요일 3개, 화요일은 2개, 수요일은 3개를 운영한다. 화요일이 2개인 이유는 도서관 정기강좌를 이 날 진행하기 때문이다. 월,화,수 오후 3시까지 그리고 목,금,토,일 모두 나의 시간이다. 적게 일하고 많이 즐긴다. 나의 시간에는 주로 집안일을 하고 오늘 밥은 뭐로 할지 고민하며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가끔 글도 쓰며 내 직업적 능력을 활용해서 할 것들을 생각한다. 적게 일하는 건 누구나 원하는 것이다. 그럴 수 없는건 적게 일한 만큼 적은 수입을 얻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 룰을 벗어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시골에서 진행하는 코딩클래스는 수강료는 높지 않다. '많다'라는 단어는 상대적이지만 많은 수입을 안겨 주지는 못한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이 직장인으로 삶을 마감했을 당시의 답은 아니었다.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탈바꿈하는 일이 생각만큼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8개의 클래스는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일었고 불안의 모습으로 불어닥칠 줄은 예상치 못했다. 두 달이 채 안되어 2개의 클래스가 사라지고 남아있는 6개의 클래스중 2명이 그만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