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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노 Jan 25. 2022

건축탐구 프리미엄

10만원에서 시작한 행복회로는 3만원에서 멈춰버렸다 

당근에서 5만원에 득템한 아이폰7이 경쾌하게 울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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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딩클래스를 진행하는 강사에게 위와같은 번호는 약간의 설레임을 동반한다. 양평군 내의 기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때가 때인만큼(12월 초면 지역도서관들은 겨울방학특강을 준비한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녕하세요. 양평군 oo도서관입니다. 코딩강좌를 개설하려고 합니다"


 오홋, 역시나 도서관이었다. 설렘은 약간의 기쁨이 되었다. 코딩클래스를 운영하며 처음으로 강좌를 시작한 공공도서관은 양평군이 아닌 여주시였다. 소설책을 좋아하는 결군은 책을 꽤나 읽는 편이다. 글밥많은 책들을 하루에 2권정도 읽기에 2주에 한번 도서관에 가는 목요일이면 30여권씩 빌려온다. 도서관 회원카드를 만들고 가족등록을 하면 총30권을 대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매번 커다란 이케아 쇼핑백에 30권을 쓸어담아 가는 결군과 나를 지켜보던 사서가 어느날 말을 걸었다.


"혹시 EBS 건축탐구에 나오시지 않았나요?"

"네? 네~~"

"맞구나~ 어디서 뵌듯한데, 맞구나~, 브런치도 보구 있어요"


 마치 연예인이 된 마냥 되도 않는 어깨뽕이 솟아 올랐다. 때마침 양평군 도서관에서의 코딩강좌를 위한 커리큘럼을 완성했을때여서 명함을 건네며 코딩강좌 개설에 관심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말을 건넸다. 명함을 제작하고 첫 홍보용 명함을 전하는 순간이었다. 얼마 후에 연락이 왔고 "컴퓨터 과학 언플러그드 코딩"  여름방학 특강을 총10회에 걸쳐 개설하기로 했다. 생애 첫 도서관 강좌였다. 


"시간 당 페이는 얼마정도 원하시나요?"

"도서관 수업은 처음이지만 양평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특강때 시간당 8만원정도 진행했습니다(사실 2시간 강의에 22만원 받았었는데, 왜 8만원이라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저희 도서관 시간당 페이는 최대 10만원까지입니다. 음... 시간당 10만원으로 하시죠"

"아, 네... 감사합니다"


 강좌를 담당하는 주무관은 너무 쿨하게도 도서관 초짜강사에게 시간당 최고 금액을 제시해 주었다. 우습지만 건축탐구 프리미엄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5주간 2시간씩 10회, 총 200만원의 강의료를 받았다. 직장생활하며 받은 월급이 적지는 않았지만, 일한 시간으로 환산하면 나의 시간당 페이는 터무니없이 적었다. 시간당 10만원은 꽤나 괜찮은 금액이었던 것이다. 도서관에서 정기강좌까지 개설하고, 여주 뿐만 아니라 양평군 도서관까지 개설하면 도서관강좌만으로 월 200정도의 고정수입은 문제없을것이라는 행복회로가 돌기 시작했다.


이러던 차에 양평군 도서관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양평군 도서관인데요. '컴퓨터과학 언플러그드 코딩' 강좌하고 '프로젝트 기반 파이썬 코딩' 강좌를 신청하려고 해요. oo도서관에 강좌2개, oo도서관에 강좌1개요. 겨울방학 특강 4주과정으로요."


시간당 10만원 아니 8만원정도로만 잡아도 2시간씩 4회면 강좌당 64만원, 강좌 세개면 192만원이었다. 


"네~, 시간조율이 원만하면 강좌가능합니다."

"네~, 시간당 페이는 3만원이구요. 4주후 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네?! 잘 못들었는데요, 다시 말씀해주시겠어요?"

"시간당 페이는 3만원이에요. 좀 적죠. 양평군이 좀 적어요."

"아, 그래도 3만원은 너무 적은거 아닌가요?"

"네 그래서 이번겨울까지만 이렇게 하고 내년 정기강좌부터는 오를거에요. 양평군 도서관 강좌는 처음이시니까 적더라도 강좌를 진행해보시고 정기강좌 때 페이를 올려서 진행해보시는건 어떨까요? 그리고 시간당 페이가 적어서 수업에 필요한 재료비로 페이를 충당하시는 강사분들이 많으니까 이것도 고려해보시면 좋을거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시간당 페이 10만원에서 시작한 행복회로는 3만원에서 멈춰버렸다. 3만원으로 할지 말지에 대해 약간의 고민을 하기는 했지만, 나는 유명강사가 아니다. 도서관 강좌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다. 내뺄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우선은 커리어를 쌓아야만 했다. 좀 적더라도 진행하다보면 기회가 올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나의 앞날은 항상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향하고는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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