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는 순간을 적다.
수필과 자동차
얼마전 라디오에서 24년전 즐겨듣던 공일오비의 수필과 자동차가 흘러나왔다.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되고파 할때도 있었지. 이젠 그 사람의 자동차가 무엇인지 더 궁금하고."
"여류작가의 수필 한편에 설레어 할때도 있었지. 이젠 그 사람의 아버지가 누군지 더 궁금하고"
그래, 그랬었지.
명곡은 그 시절 들어도 고개가 끄덕이고 이 시절 들어도 고개가 끄덕인다.
노트북
노트북에서 전투기 소리가 난다.
처음엔 그르렁 거리다 인터넷 30분이면 전투기 소리로 돌변한다.
키패드는 손난로로 써도 될만큼 뜨겁다.
2년전 이 노트북을 살때 20%정도 비싼 노트북을 사이에 두고 고민을 했었다.
조금 더 가격이 나가는 녀석이 눈에 들어왔지만 인터넷만 사용할 목적이니 그냥 싼것을 선택했다.
사실 인터넷만 사용한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인터넷상에서 문서작업도 사진작업도 영화도 보는 세상이니 말이다.
나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데 인터넷만 사용한다고 말 맞추며 싼가격에 눈 뒤집혀 노트북성능을 소홀히 해 얻은 결과였다. 전투기 노트북에 30만원만 더 보탰어도 덜 시끄럽게 덜 뜨겁게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었다.
법륜스님이 말씀하셨던것 같다.
"5000원짜리하고 7000원짜리 밥을 두고 고민을 해요. 옆자리 테이블을 보니 7000원짜리가 맛나 보이긴 해요. 2000원이 아까워 뱃속에 들어가면 똑같은데라며 5000원짜리를 먹어요. 한수저 떠먹는 순간 옆테이블 힐끗보며 후회해요."
"그냥 7000원주고 맛있게 드세요."
변화
변화의 홍수속에 살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돛단배 위에 오르고 싶은 갈망이 생겨날 때가 많다.
점점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삼성페이
친구가 노트5를 샀다.
근데 삼성페이라는 기술로 오래된 카드단말기에서도 핸폰으로 카드결제가 된단다. 단말기에 어떤 장치도 없이. 그대로.
"말도 안되. 카드단말기 업데이트 했겠지."
카세트테이프 읽듯이 리더에 가깝게 붙혀야되는데 이게 어케 된단 말인가.
"내가 오래된 슈퍼마켓에서 해봤다니깐."
"에이, 먼가 있겠지."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정말로 해봤다는 사람앞에서 끝까지 우긴다.
참 바보같다.
불혹을 앞둔 난 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