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그간 몰랐던 아들을 배우는 중이다.
아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왔다.
평소 같았으면 거꾸로 신은 신발을 내팽개치고 아빠에게 달려들었을 텐데 왠지 시무룩한 표정이다.
"결아, 무슨 일 있었어?"
내가 묻자, 작은 눈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눈물이 가득 고이더니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엉, 엉 울고 있는 아들에게 다시 묻자 눈물 범벅이 되어 힘겹게 대답을 해주었다.
아들: "사탕을~ 떨어뜨렸어~"
아빠: "어디서 준 건데~?"
아들: "유치원에서~"
아빠: "무슨 맛 사탕?"
아들: "오렌지 맛~"
아빠: "어떤 모양이었어?"
손가락으로 모양을 그리며,
아들: "동그란 모양~"
아빠: "몇 번 빨아먹었어?"
손가락 세 개를 펴며,
아들: "세~ 번 빨아먹었어~"
아빠: "세 번밖에 못 빨아먹어서 아까웠겠다~"
어느새 아들의 울음은 진정되어갔다.
아들은 슬프거나 다쳤을 때, 아빠, 엄마가 당황하지 않고 말을 걸면 안정을 찾아가는 아이였다.
사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불과 얼마 전이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이 뭐냐 물으면 그중 하나는
'사소한 이유로 우는 아들의 말을 듣고 풀어가는 과정'이라 말하고 싶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된것도 불과 얼마전이다.
눈물 가득 고인 채 또박또박 대답하는 입모양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아, 정말 사랑스럽다. 자식.
아빠로써 조금씩 조금씩 배워가고 행동한다.
퇴사 후, 그간 몰랐던 아들을 알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