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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 Oct 28. 2015

버릴 것은 버려야

새로운 것을 채우지

우리집은 버리는 것에 참 익숙하지 못하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 윤씨네가 생기는 시점부터의 물건들을 버리는 것 말이다.


수년 전에 입던 옷, 망가진 라디오, 비디오, 피아노 의자들은 제자리였다. 가족들 중 누군가가 버려야 하지 않겠냐고 서두를 꺼내면 또 누군가는 그래도 버리기는 아깝다며 말리곤 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렀다. 지금 나는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으며 남동생은 전역했고, 언니는 결혼하고 분가해 살고 있다.


며칠 전, 대청소를 했다.


동생이 꺼낸 한 마디에 모두 반대하지 않았다. 이제는 반대할 필요성이 작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안쓰는 옷들을 정리하고 망가진 기계들도 모아서 버렸다. 나는 언니와 함께 방을 썼었는데 방에 있던 책상 두개 중 하나를 버렸다. 지금 생활에 무의미해진 것들을 치운 것이다.


이전에는 아쉽고 미련이 남았던 것들에 대해 홀가분해진 느낌이다. 방은 넓어졌고, 옷장에도 여유가 생겨 마음이 편해졌다. 새로운 것들을 마련할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버리고 새로이 채우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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