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는 수도가 두 개

열 번째 하루

by 슬슬
IMG_2650.JPG Ceviche, 코파카바나 시장 길거리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천천히 준비를 하고 거리로 나왔다. 버스를 타고 라파즈로 넘어가는 날이었다. D와 함께 전세금 부부를 만나 느즈막히 아점을 먹었는데, 길거리에서 민물고기로 만든 세비체를 먹었다. 그리고 다음에 만날 날을 기약했다. 전세금 부부는 우리와는 달리 대륙 위쪽으로 향해 여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야기하면서 볼리비아의 많은 여행정보와 팁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게다가 우리가 추울까봐 옷가지와 장갑을 주셨는데 너무나도 감사했다. 같은 여행을 하지만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알아갔던 좋은 만남이었다.


코파카바나 버스 터미널에 탔다. 조금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코파카바나는 호수로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중간에 한번 배를 타야 한다. 버스 아저씨의 말을 듣고 하차하니 배 선착장이 보인다. 사람들은 따로 작은 배에 옮겨 타서 건너편에서 내린다. 그럼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그냥 두고 새로운 버스를 타야 하는 것일까 하는 순간 버스도 배에 실려서 들어오고 있었다. 사람을 태우는 이동수단이지만 너도 물 위에서는 별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라파즈는 매우매우 고도가 높은 곳이었다. 당연히 볼리비아의 수도는 라파즈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가 다른 이름을 수도로 말헀던 것 같다. 알고보니 볼리비아는 수도가 두 개 였다. 라파즈(La Paz)와 수크레(Sucre). 일반적인 의미의 수도는 라파즈이며 헌법 상으로는 수크레로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라파즈는 꽤나 낙후되어 보였다. 남미에서 가장 경제적 지표가 낮은 국가로 알고 있었는데, 나라의 상징이라고할 수 있는 수도를 보니 이해가 갔다. 메데진에서 케이블카를 타며 내려다보던 집들과 비슷한 곳이 그곳에 있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동정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었고 그와 동시에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무감각한 무력감이 들게 하는 것이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몸이 안 좋았던 것 같다. 계획대로라면 오늘 저녁에 바로 우유니로 출발해야 했는데 생각해보니 빡센 일정이었다. 게다가 D는 월드컵을 보고 싶어하는 눈치. 우유니는 다음 날 가기로 했다. 시내 주변으로 호텔 숙박을 잡아서 일단 짐을 정리했다. 간식으로 치챠론 얌냠하면서 축구 경기를 보았다. 그리고 헤수스가 추천해준 일식집에 갔는데 가츠동과 라멘을 먹었던 기억.. 특별한 기록이 없는 것을 보면 평범했던 것 같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헤수스네를 만나 반가움을 전하고 각자의 여행 이야기를 공유했다. 이제 여행을 했던 날이 할 날보다 많아짐을 곱씹게 되었다. 더 열심히 보고 느껴야 겠다고 생각했다.

IMG_2653.JPG Chicharrón, 라파즈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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