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시장의 라마 스테이크

열한 번째 하루

by 슬슬

라파즈에서 반나절의 여유가 생긴 우리는 당장 가볼 곳을 물색했다. 라파즈에는 마녀 시장(El Mercado de las Brujas)이라는 곳이 있다고 했다. 이름을 듣고 흥미가 생겨 짐을 챙기고 길을 나섰다. 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초. 부적을 막는 부적 등을 원주민들이 이곳에서 팔기 시작하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랑주의 광장&골목) 그래서 그런가, 골목골목 신기하고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다. 라파즈 역시 지대가 높은 곳이라 숨 쉬기(?) 조금 힘들었지만 열심히 구경했다.



흥미로웠던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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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곳곳에서 말린 라마 태아가 위에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섬뜩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집을 지을 때 이 라마를 땅에 묻으면 행운이 온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뭐 한국에서는 고사를 지낼 때, 돼지 머리를 놓지 않던가. 이런 사소한 것들을 발견하는 것은 관광객들에게는 신기한 즐거움이다.


외국어를 배우다 보면 깨닫는 게 있다. 농담을 하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어학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덕분에 영어와 스페인어를 쓸 때면 진지한 사람이 되곤 했다. 친구들의 농담도 못 알아듣기 일쑤였는데..!! 그래서 이 라마 티셔츠를 보고 기뻤더랬다. 스페인어는 강세에 따라 그리고 띄어쓰기에 따라 같은 알파벳이라도 뜻이 다르다. 'Llama(라마)'와 'Llmame(나에게 전화해)'를 이용한 언어유희.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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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도 즉흥적으로 정했던 우리는 또 '식'에 대한 고민을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지나가다가 괜찮아 보이는 데로 들어갔다. 정직한 이름을 가진 'Steak House'에서, 라마 스테이크와 햄버거를 시켰다. 라마라니 라마라니-.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완전 두근두근. 나오고 나니 소고기 스테이크과 비주얼은 그렇게 다르지 않다. 양고기를 먹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샐러드는 한국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역시 모든 고기는 옳다. 햄버거도 옳다. 볼리비아에서 비교적 큰 지출을 했다. (137 bol)







라파즈에서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고 나니 우유니로 가야 할 시간이 왔다. D와 나는 우유니를 거쳐온 여행객들에게 어마어마하게 춥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가기도 전에 겁을 먹은 것이 사실이다. 시장에서 털양말(20 bol)과 견과류와 물(21 bol)을 구입하고 라파즈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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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버스로 여행을 할 때에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 있다. 등급이 굉장히 체계화 되어 있다. 이용량이 많아서 그런지 다른 교통보다 버스의 시스템과 시설이 많이 발달한 편이다.

까마(Cama) > 세미 까마(Semi cama) > 노르말=클라시코=이코노미카(Normal/Clásico/Economica)

까마 등급이 제일 좋다. 1등급의 느낌? 까마는 스페인어로 침대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침대같이 의자를 젖힐 수 있고 안락하다. 그다음은 중간 등급인 세미 까마이고 마지막으로 일반석인 노르말 등급이 있다. 용어는 지역별로 조금 다른 것 같다. 단시간 버스를 타고 다닐 때에는 당연히 노르말을 타고 다녔지만 우유니는 14시간이 넘게 걸리는 긴 여행. 우리 버스는 저녁 6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는 버스였다. 그래서 까마를 처음 타보기로 했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따뜻하고 깨끗하고 타고 가는데 있어서 불편함 없이 갈 수 있었다. (OMAR사 이용, 170 b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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