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하루
어제 한밤 중에 버스를 타고 오늘 아침 9시, 우유니에 도착했다. 총 15시간이 걸린 셈이다. 듣던대로 춥긴 춥다. 다른 지역들은 밤에 조금 쌀쌀한 편이었다면 우유니는 한국의 겨울 날씨만큼 추웠다. 미리 준비해둔 목도리, 털모자, 털양말을 장착 완료헀다. 주위를 조금 둘러본 후 투어 회사를 향해 떠났다. 인터넷을 조금 검색해보면 한국인 포함 동양인들에게 유명한 투어사가 몇개 있다. 이들을 선택하는 이유는 물이 고여있는 우유니의 절경들을 곧잘 데려다 주기 때문이다. SNS에서 흔히들 보지 않는가, 거울처럼 비치는 우유니의 멋진 모습들을. 그런 곳들을 여기 투어사들이 알고 잘 데려다 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Brisa라는 투어사를 이용했다. 거의 비슷비슷 할텐데 우유니 투어는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 투어 종류
1. 선라이즈(밤에서 일출까지)
2. 선셋(낮에서 일몰까지)
3. 데이(아침에서 일몰까지)
무수히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 선라이즈도 매우 가보고 싶었지만 여행 일정상 데이투어로 결정했다(150 bol). 우유니 투어는 지프차로 진행되는데 인원이 7,8명 정도가 모여야 적절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적게 모여도 가능하지만 그러면 그만큼의 비용은 참여자들이 부담하기 때문이다.. 투어를 이용하면 가이드가 운전을 해주면서 식사까지 모두 제공해준다. 이 날 함께 했던 사람들은 한국인 2명과 남미 및 유럽에서 온 3명과 함께 했다. 투어에 함께했던 모두 좋은 사람들이어서 즐겁게 투어할 수 있었다. 아래 코스로 데이 투어가 이루어 졌다.
기차무덤 - 다카르 랠리 - 점심 - 물고기 섬 - 물 고인 우유니 완상
기차 무덤은 폐기된 기차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누가 지었는지 이름이 참 낭만적이었다. 그리고 이름은 MUSEO(박물관)이라고 써있지만 기념품 샵과 비슷한 곳도 방문한다. 바람에 휘날린 모래와 소금이 가득한 곳에 작은 건물들이 곳곳에 있었다.
지옥의 랠리라는 별명이 붙은 '다카르 랠리'가 2014년에 볼리비아 코스를 추가함으로써 설치해놓은 포토존 및 홍보물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주변에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보여주는 세계 국기들이 걸려있는 곳도 지났다. 평소에는 별 생각없었지만 여기서는 한국인들이 함께 태극기로 모여 사진을 찍었다. 볼리비아에서의 6월은 겨울이라 기온 자체는 낮았지만 낮에는 사막 특성상 그늘이 없고 해가 쩅쨍해서 견딜만 했다. 그리고 하얀 소금알갱이들을 사박사박 걷는 느낌이 꽤 좋았다.
레스토랑이라고는 없는 같은 사막 한복판에 음식이 차려졌다. 소스에 불고 차가워진 파스타, 질긴 구운 고기, 미지근한 콜라를 지금이라면 미덥잖게 먹었을 것이 분명하다. 깨작깨작. 그래도 에너지를 얻으려 우걱우걱.
우유니 사막의 물고기 섬(Isla del Pescado)은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형상이 물고기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생명체가 살 수 없을 것 같은 곳인데 이렇게 멀쩡하게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가이드는 이곳에서도 잠시 머물러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몇몇 사람들은 올라가고 있었지만 우리 팀이 생각하기에는 사막에서 올라가봤자 사막일 것 같은 느낌(!?).
그 시간동안 열심히 사진을 찍기로 했다. 일상에 있었다면 왜 저렇게 누워서까지 사진을 찍나 싶겠지만 이 곳은 일상이 아닌고로, 마치 환상 속에 온 것 같았다.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마른 소금이 끝없이 펼쳐지는 이 사막은 다른 세상이라면 다른 세상.
사진을 한참동안 찍다가 우리가 기다리던 비치는 우유니를 볼 수 있는 스팟으로 향했다. 항상 페이스북으로만 보던 그 절경이 내 눈앞에 있었다. 위에서 보였던 끝없는 하늘이 내 발밑으로 보이는 경험은 매우 신기한 것이었다. 해가 지기 전의 하얗고 파아란 모습도, 일몰의 붉으스름한 모습도 멋있고 아름다웠다.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서, 그리고 내 눈을 통해서 한참동안 그 모습들을 눈에 담았다. 다들 말은 안하지만 다시 오기 힘들 곳이기에 모두가 열심 가져가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 장엄한 자연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다. 내가 작은 존재임을 다시금 느낄지라도 허무하진 않다.
그저 지금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임을 안다.
해가 지고나서 차를 타고 처음에 출발했던 투어사 앞에 저녁 9시에 도착했다.
다른 한국인 2명과 함께 시내를 헤매다가 맥주, 츄러스, 치챠론 덮밥 등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때웠다. 각자가 여행에서 경험했던 것들을 잠시 나누고 8시에 다시 라파즈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이번에는 세미 까마(100 Bol)을 탔는데, 까마를 타지 않은 것을 절대적으로 후회했다. 장거리는 제발 까마를 타세요. 길도 험한 길로만 다닌다. 장시간 버스는 까마를 타야겠다고 다짐한 15시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왜 안일하게 따리하로 가는 비행기를 예매하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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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때려서라도 예매를 시키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