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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 Jul 05. 2017

기약없는 근성을 보여주기 위해

오늘도 버틴다

동네 카페에 가려고 현관 문을 나섰다. 가끔 마주치는 옆집 아저씨와 인사하게 되었다. 평일 낮에 마주치는 것은 꽤나 오랜만이라 아저씨가 의아하셨나보다.



"일한다고 하더니 이 시간에 웬일이니?"

"거리가 멀면 리스로라도 차를 샀어야지~"

"아휴, 요즘 다들 취업하기 힘든가 보더라."


제대로 답변하기 힘든 질문에 나는 그냥 하하 하고 웃을 뿐이었다. 나도 어느덧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취업 시장에 들어가 있었다. 모두가 안타까워 하고 걱정하고 있는 그 곳에.



기약없이 기다리는 것을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을 먹는 것이 좋은가? 잘 될 것이라 희망을 갖고 밝게 생각해보려는 순간은 정말로 긍정적인 태도로 나온 것인지 자기 합리화로부터 나온 것인지 경계가 애매할 때가 많다. 자신에게는 객관적일 수 가 없어 그것이 참 힘들다.




고등학교 때 '경성스캔들'을 보았던 경험은 굉장했다. 나에게 현실의 고난을 버티게 해주는 위로가 되주었다. 그 당시에 투쟁하신 분들이 있기에 열심히 살아야 된다는 그 메세지는 나에게 닥친 어려움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주는 좋은 기제가 되었다. 

그런데 요즈음 드는 생각은 조금 달라졌다. 시대의 고민은 항상 존재하고 그로 인해 문제를 겪는다. 다른 시대에 비해 고민이 덜하고 더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결국 비교함으로써 가치의 경중을 따지게 된다. 경중을 따진다고 해서 어느 한 쪽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에 이전과 같이 생각하는 것을 관두었다.



스믈스믈 올라오는 나쁜 생각들과 그를 막으려는 의지가 계속해서 싸우곤 한다. 겉으로는 묵묵히 살아가고 있지만 속으로는 끝없이 요동치는 취준생들, 그리고 나.



밤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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