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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dam May 24. 2018

#3 발리, 꾸따-울루와뚜

울루와뚜 절벽사원, 서핑, 남반구 천체관측

울루와뚜 절벽사원

입장료: 60,000 IDR


사실 꾸따에는 딱히 관광지라고 할 곳이 없다. 서핑 스쿨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가게들 그리고 클럽으로 꽉 찬 곳이 꾸따이다.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도 대부분이 관광객이고, 나머지는 관광업에 종사하는 현지인들 뿐이다.


발리에 온 지 삼일째인 오늘, 그래도 관광지도 방문해 봐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 드디어 꾸따를 벗어나서 울루와뚜에 있는 울루와뚜 절벽사원에 방문했다.


발리에서 가장 저렴하게 이동하는 방법은 Greb이나 Gojek  앱으로 차를 부르는 것인데, 현지 택시기사들과의 마찰이 매우 심하다고 한다. 길거리 곳곳에 No Uber, No Greb, No Gojek이라고 써 붙여진 현수막이 있었고, 잘못하면 현지 택시기사들과 싸움이 나기도 한다고 하니 조심해야 하며, 최대한 폰을 안 보면서 차를 기다려야 한다.


내가 이용했던 Gojek 기사의 말에 의하면 메인 로드에서는 단속이 심하여 걸릴 경우 기사가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하니, 앱으로 차를 부를 때는 좀 구석진 골목에서 부르는 게 좋다고 한다. (특히 길 곳곳에 Taxi 팻말을 들고 앉아있는 현지 기사들 주위는 피하는 것이 좋다)  


어쨌든 Gojek을 이용하여 울루와뚜 절벽 사원으로 향했다. 울루와뚜에서 돌아오는 택시는 거의 잡기가 힘들다고 하며, 울루와뚜를 간다고 하면 거의 기사들이 돌아오는 것까지 포함해서 가격을 딜 하는 것 같다.


울루와뚜 사원에서는 해 질 녘에 깨짝 댄스 공연을 하기 때문에 보통 석양이 지는 시간에 많이 방문하는데, 이 시간대에 갈 경우 편도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나는 점심쯤에 방문하여 길이 별로 막히지 않아 1시간 정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발리의 모든 사원들은 힌두교 복장 규정을 지켜야 들어갈 수 있는데, 나시에 핫팬츠에 쪼리를 신고 가더라도 입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사롱을 두르면 대부분 입장할 수 있다. 울루와뚜 사원 역시 입구에서 사롱을 대여해주고 있어서 사롱을 두르고 입장할 수 있었다.


울루와뚜 절벽사원은 원숭이 사원으로도 유명한데, 원숭이들이 관광객들의 물품(선글라스, 스마트폰, 안경 등)을 채간다고 해서 잔뜩 긴장하고 입장했다. 실제로 돌아다니다 보니 원숭이한테 쪼리를 빼앗겨서 애먹고 있는 중국인 아주머니를 만났다. 아주머니가 원숭이한테 소리를 지르며 공격하는 탓에 쪼리를 돌려받는데 애를 먹고 있었는데, 결국 직원이 와서 바나나와 트레이드해서 찾아줬다. 원숭이한테 물건을 빼앗겼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주변 직원한테 말하면 된다.


원숭이 때문에 방문을 피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지품만 잘 챙기고 조심하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는 것 같다. 경치가 너무 멋있어서 원숭이 때문에 안 가기에는 너무 아쉽기 때문이다. 또한 주로 사진을 찍는 절벽 근처에는 원숭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원숭이를 별로 안 좋아한다면 가는 길목에만 신경 쓰면 될 것 같다.

입구에서 이런 보라색 사롱을 빌려준다
사원의 경치는 너무 멋있다!
반대쪽 절벽의 모습
힌두 조각상들이 곳곳에 있다
대부분의 원숭이들은 얌전히 앉아서 멍을 때리거나, 서로 털을 골라주고 있다
누군가의 슬리퍼를 탈취해와서 다 가지고 놀았는지 얌전히 앉아있는 모습. 누구의 슬리퍼였을까..
발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자유로운 개


서핑 강습

울루와뚜 사원에 다녀와서 다시 서핑을 하러 갔다. 강사 Wayan한테는 신기하게도 매일 시간대별로 파도 세기가 적힌 수첩이 있었는데, 그 수첩의 파도 스케줄에 따라 오후 4시에 강습을 받으러 갔다. 오늘은 서핑하는 모습을 사진 찍어주겠다고 하여, 준비해 간 방수 액션캠과 스마트폰을 드렸더니, 사진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찍어주셨다. 액션캠으로는 동영상을 찍어달라고 했는데, 나중에 돌려보니 파도가 올 때마다 렌즈 정중앙에 물방울이 튀어서 보드에서 일어서는 모습은 하나도 찍히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낑낑대며 파도를 거슬러오는 모습이랑, 잔뜩 찡그린 채 패들링 하는 모습은 찍혔으니 개인 소장할 가치는 있는 것으로.

선생님 조카의 개. 백사장에서 수영하다가 밥먹고 자는게 하루일과다.
서핑하러 가는 모습. 생각보다 무거웠다.
둘다 롱보드인데 사이즈가 달랐다.
간신히 중심잡고 파도 타는 모습
꾸따 비치의 선셋
여행갈때 데리고다니는 부엉이 인형
꾸따 비치의 선셋
꾸따 비치의 발리풍 입구
길거리에서 파는 옥수수. 꿀맛이다
빈땅 맥주와 망고주스


남반구 천체관측

발리에서는 밤에 별이 정말 많이 보였다. 항상 대도시에서만 자랐던 나는 이렇게 많은 별은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원래 남반구에서는 북반구보다 별이 더 많이 보인다고 한다. 남자 친구님께서 한때 천체관측 동아리를 하셨던 덕에, 하늘에서 목성과 남십자성을 찾아주었다. 특히 남십자성은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는 별자리여서 적도 넘어 남반구에 와있다는 게 더욱 실감이 났다. 참고로 남반구에서는 북두칠성이 보이지 않는다.


세상이 좋아져서 천체관측하는 앱들이 많이 나와있는데, 그중 별자리표라는 앱을 설치해서 비교해가면서 별들을 찾아봤다. 내 GPS위치와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해서 꽤나 정확하게 별의 위치와 폰 화면을 맵핑해주어서 꽤나 유용하고 재미있었다. 남십자성, 센타우르스 자리, 전갈자리, 처녀자리, 까마귀자리, 바다뱀자리, 목동자리, 북쪽왕관자리를 찾아볼 수 있었다.


남반구에서는 별이 북반구보다 더 많이 보이고,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는 별자리들이 있기 때문에, 발리에 왔다면 밤하늘을 관측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폰으로 대충 찍어도 이정도나 나올 정도로 별이 많이 보였다. 가장 밝은 별이 목성. 그 밑에 쭉 내려온 별이 스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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