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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dam Jun 08. 2018

#4 발리 서핑 그리고 꾸따의 작은 사원들

자유 서핑과 발리 종교 이야기

서핑 연습

발리 와서 지난 이틀간 서핑 강습을 받았는데, 사실 강사 Wayan이 좋은 파도도 골라주고, 타이밍도 잡아주고, 패들링이 약하면 밀어주기도 해서 사실상 치트키(?)나 다름없었으므로, 오늘은 강습 없이 혼자서 서핑을 해보기로 했다.


파도가 제일 좋다는 시간에 맞춰서 서핑 보드를 빌려서 바다로 들어갔는데, 혼자서 하니까 정말 일어서기가 훨씬 힘들었다. 밸런스 꽝인 나는 그냥 보드에 올라타서 엎드려서 중심을 잡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고, 특히 힘껏 패들링을 하면 밸런스가 무너지기 십상이었는데, 그때 타이밍 맞춰서 일어서려니까 계속 바다로 풍덩이었다. 그래도 혼자 해보니까 뭔가 점점 더 감이 와서 한두 번 정도는 중심 잡고 일어설 수 있었는데, 혼자 하니 훨씬 힘이 많이 들어가서인지, 금방 진이 빠져서 2시간 정도만 하고 끝냈다.


보드에 쓸리고 얕은 바다로 떨어지면서 여기저기 까지고 다쳤는데, 내일은 우붓으로 이동할 예정이므로 우붓 가서 며칠간 요양하고 상처들이 나으면 다시 서핑하러 꾸따로 돌아올 계획.

매일 출근 도장 찍던 꾸따 비치


발리의 종교

서핑을 마치고는 꾸따 시내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녔다. 발리에는 곳곳에 작은 사원이 정말 많다. 관광지로 유명한 큰 사원들 외에도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작은 사원들을 볼 수 있는데, 발리에는 4천 개가 훨씬 넘는 사원들이 있다고 하며, 주민 한 명당 사원을 1-2개 이상은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보통 평범한 작은 사원들은 힌두교도들에게만 오픈하여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고양이는 맘대로 들어가지)


인도네시아의 인구 대부분은 이슬람교도라고 하지만 발리는 특이하게도 인구의 대부분이 다 힌두교도라고 한다. 인도의 힌두교와 발리의 토속신앙이 합쳐져서 발리만의 특별한 힌두교로 거듭났다고 하며, 대부분 독실한 힌두교도라서 범죄율도 낮고 치안도 좋은 편이라고 한다.


또한 발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디서나 길바닥에 놓인 공물들을 볼 수 있는데, 처음엔 이 걸 볼 때마다 너무 신기했다.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신에게 바치는 공물이라고 하며, 나뭇잎으로 만든 작은 그릇에다가 7가지 다른 공물을 바친다고 한다. 주로 향, 꽃잎(여러 종류), 물, 과자, 동전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모두 조금씩 다른 걸로 보아 종류가 정해져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루에 세 번 혹은 그보다 많이 바친다고 한다. 그런데 길거리에 사람과 차들이 지나다니는 길에 공물 그릇을 놓다 보니, 아무렇게나 엎어지고 짓밟힌 공물 그릇도 많이 보였다. 보통 신에게 바치는 공물이라고 하면 엎어지면 큰일 날 것 같은데 아닌 모양이다. 엎어진 흔적이 있는 곳 위에 또 새로운 공물을 바치는 걸 보니.


이렇게 다양한 재료의 공물을 매일 세 번 이상씩 준비하려면 정성도 정성이지만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배달 서비스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는데, 며칠을 지내다 보니 역시 배달 서비스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공물 재료가 잔뜩 든 큰 광주리를 매고 돌아다니면서 이미 비즈니스를 하고 계신 분들을 여럿 보았고, 완성형으로 그릇에 예쁘게 담은 채로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꾸따 비치 인근 골목에서 본 사원
고양이님은 어디든지 갈 수 있지
이렇게 가게마다 문앞에 공물을 놓아둔다
계단 앞의 공물
길거리의 공물
놓은지 얼마 안된 공물. 방금 물을 뿌린 흔적을 볼 수 있다


오늘의 식사

골목길을 걷다가 인테리어가 너무 예쁜 식당이 있어서 들어가서 밥을 먹었다. Crumb & Coaster라고 Jl.Benesari에 있는 식당인데, 예쁘게 음식을 담아주고 맛도 최고였다. 가격도 적당한 가격이어서 만족. 다음에 또 가야지.

Crumb & Coaster
Crumb & Coaster
Crumb & Coaster
Crumb & Coaster
Crumb & Coaster 나시고랭과 치킨커리와 샐러드를 먹었다
맛있어서 매일 사먹던 코코넛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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