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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섬아이앤씨 Jan 04. 2022

제 소개, 잘 '들어보세요'.
소닉 브랜딩

소리가 가지는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면 자연스럽게 파전이 떠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빗소리가 마치 기름에 전을 부치는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장작이 타닥타닥 타는 소리만 듣는다면 또 어떨까요. 눈앞에 모닥불이 타들어가는 모습이 그려지며,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연상 효과라고 하죠.


© keebarber, 출처 Unsplash


이렇게 소리가 가지는 힘의 장점을 안 사람들은 되려 먼저 이러한 콘텐츠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ASMR 콘텐츠가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인데요. 특히 불면증이 있거나 집중해서 공부를 해야 할 경우에 종종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좀 더 나아간다면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특정한 상황의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콘텐츠도 함께 떠오르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코로나19로 여행 한 번 편하게 떠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소리는 힐링을 가져다주죠. 나만의 상상을 불러일으키며 또다른 신선함이 되기 때문입니다.




작은 소리도 다시 들으면 마케팅 재료가 된다.



ASMR은 이제 광고나 마케팅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소닉 브랜딩(Sonic branding)이 바로 그것인데요. '소닉(sonic)-소리의'과 '브랜딩(branding)-브랜드화 작업'의 합성어인 이 단어는 소리나 음악 등 청각적인 요소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마케팅 기법을 말합니다.


단어는 좀 생소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우리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고 있는 기법입니다. 온갖 매체에서 우리는 많은 기업들의 광고를 접하고 있는데요. 기업은 스스로의 인지도를 높이고, 추구하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광고를 진행합니다. 유명한 대기업이라도 인지도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매번 창의적인 광고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 jakobowens1, 출처 Unsplash


여기서 이미지 형성에 도움을 주는 것 중 하나가 소리입니다. 특정 의성어나 의태어로 표현된 소리나 멜로디를 활용한 CM송을 이용하는 것인데요. "이 노래 광고에서 들어봤어!"라고 금방 떠오를 정도로 유명한 노래들도 많습니다. 드라마 OST로 유명한 노래들도 전형적인 소닉 브랜딩의 성공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노래만 재료가 되지는 않습니다. 음식 광고에서 주로 사용되는 소리는 특정 소리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라면 먹을 때 나는 '후루룩'소리, 병맥주를 개봉할 때 나는 '톡' 소리, 치킨이 기름에서 튀겨지다 올라오는 순간 지글거리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상상되시나요? 그저 '맛있겠다, 먹고 싶다'라는 생각만 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신선도나 청결한 제조 환경을 강조하기 위해 이러한 소리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결국 기업과 제품의 이미지 메이킹에 도움되고, 광고 성과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① 이건 맛의 대.참.치. 동원참치 CM송



동원참치 CF


모르는 사람 빼고 다 안다는 그 유명한 CM송,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광고입니다. 19년 당시에는 수능 금지곡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을 정도였다는데요. 출시 한 달만에 네이버 TV, 유튜브 등 각종 SNS에서 2000만 조회수를 가볍게 넘겼습니다. 22년 현재 기준, 동원F&B의 공식 유튜브 계정 구독자는 3만명을 돌파하고 있는데요. 4개월 전에 비슷한 형식의 광고가 다른 모델을 섭외하여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중독성 있는 CM송의 효과는 이처럼 생각보다 장기적이며 꾸준히 상승의 물결을 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② 시그니처 사운드 하나면 돼, 기아자동차 광고



                                                                                                                                                        기아자동차 셀토스 CF

기아자동차 셀토스 CF



소닉브랜딩에서 자동차 분야를 제외하고 이야기하면 섭섭합니다. 특히 기아자동차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이러한 마케팅을 진행했는데요. 소닉브랜딩에 대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문업체인 오디오브레인과 협업하여 로고음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14년에 출시한 K9 퀸텀 광고를 시작으로 절제미를 나타나는 광고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자동차 광고라면 이 상품이 얼마나 우수한 지 알리기 위해 부가적인 설명을 덧붙입니다. 하지만 기아 셀토스 광고 또한 주행하는 차량의 모습과 함께 배경음악, 간단한 사운드만이 화면을 채울 뿐입니다. 이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품만의 장점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상과 사운드로 충분히 표현이 가능하고, 시그니처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듣기만 해도 기아자동차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합니다. 여러가지 채널에서 소리를 듣는 고객들과 감성적인 소통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간을 채우는 소리,

기억을 채우는 광고


© zaccastravels, 출처 Unsplash


사람의 오감 중 유독 청각이 이렇게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실제로 소리는 사람에게 각인, 암시 효과가 뛰어나다고 합니다. 이것을 광고에 활용하면 제품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들리고, 쉽게 지나치게 되는 물건의 소리들도 하나의 콘텐츠 안에서는 모두 청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재가 됩니다. 당장 내 손에 그 제품이 잡히지 않고 먹을 수 없더라도, 소리로 인해 마치 내 곁에 제품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죠. 익숙함, 친근함은 쉽게 배제하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제품 광고의 리얼한 소리는 '신기하다'는 평에서 시작하여 각종 미디어에서 후기를 쏟아내며 매출 상승에 기여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퀄리티 좋은 하나의 광고는 유효기간 없는 콘텐츠가 되어, 장기간 효과를 뻗어내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 기법으로 채택하는 이유입니다.





눈으로 보는소리 = 힐링 마케팅



과거에 소리는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에, 제품 광고에서 굳이 활용한다면 배경 음악이나 짧은 효과음 정도로 보조 역할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가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당당히 주연의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심리적 안정을 되찾기 위한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이제는 각자의 취향엥 걸맞는 소리를 먼저 찾고 있습니다. 소리 자체가 가진 특별한 힘은, 어쩌면 힐링을 갈구하는 많은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개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점은 광고 소재로, 그리고 하나의 신선한 마케팅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크게 각광받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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