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섬아이앤씨 Feb 22. 2022

올림픽은 공정하게,
마케팅도 공정하게!

앰부시 마케팅이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17일 동안 달린 끝에 막을 내렸습니다. 전세계인이 즐기는 축제의 장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자리는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올림픽이 되었는데요. 비록 다소 조용한 편인데다가 경기를 즐기기만 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전 도쿄 올림픽과는 다른 코로나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활력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러분, 제가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올림픽'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동계올림픽인만큼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등 경기종목부터 말씀하실까요? 물론 큰 인기를 끄는 종목이 먼저 떠오르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마케터의 입장으로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마케팅이라고 말해보고 싶습니다. 올림픽 기간동안만 진행되는 앰부시 마케팅 말이죠!




앰부시 마케팅이란?

- '매복'을 뜻하는 말, 교묘히 규제를 피해 가는 마케팅 기법.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공식후원사가 아니면서도 TV 광고나 개별 선수 후원을 활요앻 공식 스폰서인 듯한 인상을 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 (출처 : 트렌드 지식사전)



ⓒ 올림픽 공식 파트너 13개사 로고, etnews


사실 올림픽은 공식 파트너사가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도 삼성이 등록되어 있어, 매 회 개최되는 올림픽마다 선수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피땀 흘리며 노력한 선수들에게 소중한 광고 기회가 생기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 (좌) 갤럭시 도쿄올림픽 에디션을 선물받은 선수의 인증사진 (우) 도쿄 '갤럭시 선수 라운지', 뉴스 1


그렇다면 공식 마케팅비공식 마케팅으로 나뉜다고 보면 될까요?

공식 파트너사의 마케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이들은 수백억 원의 막대한 비용을 후원하는 대신 마케팅 독점권을 갖게 됩니다. 지난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삼성이 출전 선수들에게 17,000대의 갤럭시 21 올림픽 에디션을 제공했기에 모두 같은 휴대폰을 들고 입장하곤 했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비대면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다만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공식 파트너사들은 마케팅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전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소수의 기업들이 마케팅에 참여하는 분위기였는데요.

그 중 성공한 경우는 국내 기업이 인수한 글로벌 브랜드 휠라(FILA)입니다. 휠라 유니폼을 입고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이 유독 많았기 때문인데요. 무려 19명이 해당되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기회를 누렸습니다. 해당 브랜드의 유니폼을 입고 멋진 기록을 세우는 선수들의 역동적인 모습은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죠. 메달 획득으로 이어진다면 수백억원을 들였다 하더라도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보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 휠라 유니폼을 입고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 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비공식이지만 공식 스폰서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바로 앰부시 마케팅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이런 큰 효과를 누리기 위해 꼼수를 쓰는 것이죠. 물론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앰부시 마케팅으로 인해 경고를 받고 광고를 중단하거나 시정조치를 받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례가 있었을까요? 



익숙한 이름, 평창?

- 피자헛 치즈팽창, 피자팽창


ⓒ 로이슈


얼핏 보아도 평창과 발음이 비슷한 '팽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프리미엄 피자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치즈 토핑 또는 콜라 음료를 추가 증정하는 '팽창 투게더'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인데요. 피자헛 측에서는 평창 올림픽 덕분에 축제 분위기가 된 시기에 즐거움이 팽창되길 바라며 기획한 이벤트라고 설명했습니다. 위법은 아니기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지만 교묘하게 관련 문구를 활용했다는 지적을 받았었죠.



영국 런던만 아니면 된다?

- 나이키


ⓒ 나이키 광고, Youtube


언제나 핫한 브랜드 나이키도 한 때 앰부시 마케팅의 대표주자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휠라 브랜드처럼 스포츠 용품 업체라는 특징을 살려 선수들에게 자사 제품을 입도록 하는데요.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개최지 영국 런던 대신 다른 지역 중 '런던'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경기를 하는 장면을 넣은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광고 영상을 보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들까요? 직접적으로 이름을 드러내는 광고였으니 당연히 공식 후원사가 나이키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겠죠. 그리고 이들은 이러한 효과를 누리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관련 키워드만 활용하지 않으며 룰을 피해간 것인데요. 실제로 당시 공식 후원사는 아디다스였습니다. 대중들은 구체적으로 알기가 어려우니 자연스레 믿게 된 것입니다.



빨간 콜라도 가능합니다!

- 펩시 콜라


펩시 콜라 하면 태극 무늬가 쉽게 떠오를 것입니다. 이들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마케팅을 위해 브랜드 로고 색상까지 바꿨는데요. 중국인들이 좋아한다는 빨간색을 활용하여, 기존의 파란 캔이 아닌 빨간 캔에 담은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더불어 앞서 말했듯 이 태극 무늬로 인한 광고 효과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바로 2018 평창 올림픽 때인데요. 개막식에서 거대한 태극마크가 등장했고, 몇몇 사람들은 자연스레 펩시 콜라의 마크를 떠올리곤 했습니다. 마치 거대한 광고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고요! 정말 의도치 않게 브랜드 연상 효과로 이어진 성공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눈속임 말고, 안전한 응원은 어때요?


이렇게 교묘하게 피해가는 앰부시 마케팅은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에 의해 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엄연한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규제를 피해서 마케팅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이 마케팅 덕분에 큰 효과를 본 브랜드들도 있지만, 이는 공식 파트너사의 독점적인 홍보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가 됩니다. 단순히 국내를 넘어, 전세계인들에게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큰 기회를 얻기 위해 공식 파트너사가 있는 것이니까요. 모두가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알고, 손쉽게 무임승차하려는 생각과는 거리두기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연합뉴스, 뉴시스


다만 침해 없이 올림픽 시즌에 활발히 할 수 있는 마케팅이 있습니다. 좀처럼 멀어지지 않는 코로나 시국에 맞춰 집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집관' 소비자를 겨냥한 것인데요. 각종 유통업계에서 치킨과 맥주, 안주메뉴 등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곤 했습니다. 이제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대에 진입한 무거운 상황이니 만큼 집에서 소비할 수 있는 제품과 메뉴 위주로 프로모션을 열어 또 다른 마케팅 효과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올림픽에는 선수들만 포함되는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인이 즐기기 위해서는 모두가 떳떳한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마케터의 입장에서도 공정한 마케팅이란 어떤 것일까 하고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올림픽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도 마케터, 그 시작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