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소비하다 - 미닝아웃이란
소비에도 트렌드가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 나타나 얼마나 머무는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죠. 이러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고, 새로운 소비의 바람을 한 번 쯤은 겪게 되는데요. 지금은 어떤 바람이 불고 있을까요?
유통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일명 '미닝아웃'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SNS 등에서 강력한 영향력으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소비 주체가 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 체감하고 있으실 텐데요. 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반영한 소비를 하나의 PR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물건을 구매하더라도 가성비를 먼저 고려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신념을 우선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소비를 하는 것입니다.
미닝아웃은 'meaning(의미) + coming out(드러내기)'의 합성어로, 가치 있는 소비를 추구함과 동시에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러분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 어떤 조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가격이 될 수도, 브랜드가 될 수도, 물건의 품질이 될 수도 있겠죠. 많은 기준이 있지만, 이제는 좋은 품질과 함께 친환경 제품이나 공정무역 등 가치 중심의 소비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생산 과정에도 소비자가 관여하게 되는 일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관심도가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죠. 하지만 구매에만 그치는 것도 아닙니다.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소비 습관을 알리고, 이러한 행위는 이를 사회문제로 환기시키는 일종의 소비자 운동이 됩니다.
말이 딱딱해보일 수 있지만, 실제 예시를 보면 "아 나도 해봤던거네?"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기능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하며 사회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 광경,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요. 챌린지나 선거 투표인증 등 상당히 많은 범위에서 이러한 행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외에 패션 브랜드에서도 옷이나 가방에 슬로건을 담은 제품을 출시하는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죠. 이해를 돕기 위한 브랜드의 사례를 몇 가지 들어보겠습니다.
① 라카이코리아
이 기업은 미국의 신발 판매 기업인 라카이의 한국 라이선스 기업입니다. '애국 마케팅'이 특징인데요. 3.1절, 광복절과 관련된 이벤트나 캠페인을 여는 것은 물론 독도 마케팅으로 후원도 이어갔습니다. 특히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독도를 디자인에 활용한 티셔츠까지 제공했다고 합니다. 해당 티셔츠에는 독도 그래픽과 태극기, 그리고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인 근거를 총 12개 국어로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까지 삽입되어 있는데요. 선수들에게 선물로 제공하면서 브랜드만의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상품과 광고에 담아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독보적인 그들만의 전진이 그만큼 가치 있는 일로 판단되어,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소비'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② 프라이탁
사실 미닝아웃을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을 꼽으라고 하면 프라이탁(Freita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물차 덮개와 자동차 안전벨트, 자전거의 고무 튜브로 가방을 만드는 스위스 재활용 가방브랜드인데요.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만큼 그 인기가 상상 그 이상입니다. 가격이 그렇게 합리적이지도 않아 보일 수 있고, 재활용 소재를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데도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소재만 친환경적인 것 뿐만 아니라 공정과정까지 친환경주의를 지키고 있습니다. 공장의 50%는 재활용열로 운영되며, 연간 140일 이상 비가 오는 스위스 날씨 특성을 이용해 가방제작에 필요한 물의 30%를 빗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죠.
더불어 사회적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회 취약 계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는데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는 이 브랜드의 '착한 기업' 이미지는 밀레니얼 세대의 구미가 당기도록 합니다. 과거보다 '착한 소비'에 대한 가치와 내가 사고자 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자체의 윤리적인 경영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 의향을 충분히 가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패션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드러내면서 생각을 표현하고 있는 브랜드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닝아웃이 이제는 일상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여러 기업들에게도 변화가 일고 있는데요. 코즈 마케팅도 그러한 모습의 예시로 볼 수 있습니다.
코즈 마케팅이란, 기업의 경영활동과 사회적 이슈를 연계시킨 마케팅을 말하는데요. 사회적으로 어떠한 문제가 있고, 그 문제에 대부분의 소비자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기업이 직접 나서보는 것입니다. 어떻게요? 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이죠. 여기에 소비자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어필해야 합니다. 이 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소비자는 이러한 기업의 모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고, 선한 이미지를 터득한 기업 덕분에 제품 구매에도 영향이 갑니다.
이번에는 환경 문제를 이용한 기업의 사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마켓 컬리' 많이 이용하시나요? 언제부턴가 신선식품 구매가 꼭 마트에서만 이루어지지는 않게 되었죠.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다음날 새벽이면 우리집 문 앞에 도착한다는 배송 시스템의 장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코즈 마케팅은 바로 포장법에 있는데요. 과대 포장을 줄이고 스티로폼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포장재를 바꾸고 있습니다. 마켓컬리의 경우 100% 물로 얼린 아이스팩과 종이상자를 활용하고 있죠. 최근에는 포장재에 대해 꾸준히 연구한 끝에 보냉력과 내구성, 편의성까지 갖춘 마켓컬리만의 전용 퍼플 박스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SSG닷컴은 친환경 배송을 앞세운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재사용이 가능한 알비백을 도입했으며, 전기 배송차를 운영했는데요. 이번에는 배송용 비닐까지 수거해 자원 재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신선함은 유지시키되, 환경까지 생각하는 기업의 활발한 움직임은 가치를 상승시키고, 미닝아웃을 실현하는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이게 되죠.
이렇게 수많은 기업들이 생활에 좀 더 밀착되는 코즈 마케팅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소비 트렌드인 미닝아웃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인데요. 물론 좋은 의미로 시작하는 일이지만, 주의할 점도 분명 있습니다. 트렌드에만 쫓아가다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지는 말아야겠죠. 진정성 없이 겉으로만 그럴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벤트 정도의 효과에 그칠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것,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질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할 듯 합니다. 이제 가치 있는 것에 소비를 시작하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어디로 발걸음을 옮기는지에 달렸습니다. 앞길을 보고 달려가되, 사회적·환경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소비 트렌드를 이끌 줄 아는 기업이 진정하게 트렌디 있는 기업이 아닐까 합니다.